정유업계, 4분기 정제마진 반등에 흑자전환 기대감…고환율은 변수

시간 입력 2025-01-19 07:00:00 시간 수정 2025-01-17 13: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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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정유4사 실적 반등 예상…정제마진 손익분기점 상회
1분기도 우호적 업황 이어질 듯…마진 강세·OSP 하락 영향
환율 상승은 변수…원유 수입 환차손 리스크 발생 우려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쓰오일>

지난 3분기 합산 1조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정유업계가 4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의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4분기 들어 회복세를 보인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식원유판매가격(OSP) 인하와 더불어 정제마진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올해 1분기까지 우호적인 시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정지척 불확실성으로 인한 고환율 기조 등 변수가 상존할 전망이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768억원으로 전년 동기,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도 34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적자를 벗어난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역시 비슷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정유 4사는 합산 1조459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나란히 뒷걸음질 쳤다. 주력 사업인 정유 업황 부진이 지속된 영향이다. 업체별로 보면 SK이노베이션이 정유부문에서만 영업손실 6166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5737억원, GS칼텍스가 5002억원, HD현대오일뱅크는 253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4분기 정제마진이 다시 반등세를 보이면서 실적 회복 기대감이 커졌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우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원료비를 뺀 값이다. 정유업계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3.6달러 수준으로 손익분기점을 밑돌았다. 통상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은 4~5달러로 본다. 다만 11월 들어 6달러 수준으로 정제마진이 회복됐으며, 12월 초까지 6달러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의 4분기 정유부문 예상 영업이익은 1469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전망된다”며 “석유제품 마진 개선에 따라 동사 정제마진은 전 분기 대비 6.4달러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배터리 부문 실적 부진이 지속되지만, 정유 부문 수익성이 증가하며 이를 상쇄할 것이란 관측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분기 3.7달러에서 4분기 5.1달러로 정제마진이 개선돼 정유 부문 회복이 크지만, 배터리는 판가가 10% 하락하면서 적자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제공=HD현대오일뱅크>

시장에서는 올해 1분기까지 정제마진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향 OSP를 하향 조정하면서 원유 도입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 OSP는 지난해 4분기 1.83달러에서 올해 1분기 1.37달러로 추가 하락이 진행 중”이라며 “정유사 입장에서는 투입원가가 낮아지는 효과여서 원가 하락과 등경유 성수시가 맞물려 1분기 정제마진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계엄 사태로 촉발된 고환율 기조는 변수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한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돌파, 한 달 넘게 1400원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원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정유 업계 특성상, 장기간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경우 환차손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황규원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 하지만, 원달러 급등으로 3000억원대 환손실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3분기 상황이 많이 힘들었다 보니 4분기에는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며 “유가, 마진 등 업황 불확실성이 크기도 하고, 올해는 환율 변동과 트럼프 정부 출범 등 대외적 변수도 많아 실적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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