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둔화·재고자산평가손실 등에 실적 부진
지난해 양극재 수출액 61억 달러…전년 대비 50%↓
자금 조달해 전기차 캐즘 속 재무 안전성 확보 나서

전기차 시장 업황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양극재 제조사들이 불황 터널을 지나는 중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한파로 연간 실적이 내리막을 걷고 있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시장의 불확실성도 가중되고 있다. 다만 전동화 전환이라는 큰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뒷받침하고 있는 만큼, 기술 초격차·원가 절감 등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23일 배터리 양극재 등을 제조하는 LG화학, 엘앤에프 등이 부진한 실적을 공시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50%가 넘게 감소했다.
LG화학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48조9161억원, 영업이익 9168억원으로 잠정 공시됐다. LG화학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도는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6년만이다. 회사 측은 “전기차 수요 부진에 따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 및 수익성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엘앤에프는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됐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1조9075억원, 영업손실이 5102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2223억원을 기록했는데 적자 폭을 키우게 됐다. 회사 측은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한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반영됐다”며 “전기차 시장 업황 둔화에 따른 판매량 감소도 맞물렸다”고 말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원계 양극재(HS코드 2841.90) 수출액은 61억4735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2023년 양극재 수출액이 113억 달러, 127억 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50%가량 줄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황은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전동화 전환에 필수적인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 양극재 제조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지난 17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1조675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에 당초 계획 대비 회사채 3000억원을 2배 증액한 6000억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했다.
LG화학은 글로벌 주요 기업 고객에 신규 진입 등 신규 고객 발굴과 다변화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구미 양극재 합작사가 양산에 돌입했고, 북미 양극재 투자는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LG화학은 리튬 컨버전 플랜트(CP), 배터리 리사이클 등과 같은 메탈 밸류체인을 확보하는 데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엘앤에프는 전환사채(CB) 신규 발행에 성공했다. 사모펀드 IMM이 지난 2021년 발행한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상환 후 신규 발행하는 형태다. 사채 상환에 그치지 않고 발행하는 것에 대해 엘앤에프는 “최근 불안한 시장 환경과 캐즘 시기 등으로 산업 내 단기적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시기임에도 엘앤에프의 미래 성장가치를 믿고 지속 투자하려는 의사가 강해 금번 발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엘앤에프는 자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3대 핵심 전략을 세웠다. 엘앤에프는 혁신을 통한 효율성 극대화, 시장 입지 강화, 인재 투자 등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46파이용 NCMA95 양극재 양산에 성공한 것처럼 오는 2026년에는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양산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는 “지난해는 불확실한 외부 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혁신을 가속해 위기를 돌파하고 2026년에는 더욱 빛나는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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