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도 전기차용 배터리 성장률 30%대 육박
지역별 희비 엇갈려…장기적으로 미국·EU 성장 가능성↑
3사, 초격차 기술 개발·ESS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추진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여파로 전기차 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성장률이 30%에 육박했다. 다만 지역별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에 차이가 나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키워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12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약 894.4GWh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2%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성장률은 지난 2017~2023년까지 7년간 연평균 성장률 51.1%에는 못 미치지만, 전기차 초기 수요자들의 구매가 마무리되고 보조금·지원금이 줄어드는 악조건속에서 거둔 지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다만 지역별로 성장 속도가 차이를 보이며 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CATL의 지난해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339.3GWh로 전년 대비 31.7% 늘어난데 반해 LG엔솔은 96.3GWh로 전년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규모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 중국 배터리 기업은 크게 성장했지만, 미국·유럽 등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는 K-배터리 3사는 중국 배터리 기업에 비해 더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 배터리 기업에 점유율을 내주기도 했다. CATL, BYD, CALB 등 중국 배터리 기업의 점유율은 지난해 59.5%로 지난 2023년 대비 2.2%포인트(P) 늘었다. 반면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지난해 4.7%P 줄어든 18.4%로 집계됐다.

다음 공정 진행을 위해 이동하는 원통형 배터리 모습. <사진=LG에너지솔루션>
미국, 유럽을 주력 시장으로 하는 K-배터리 3사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정책 변화, 유럽 전기차 보조금 삭감 등의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등 탄소 저감 정책에 따른 배터리 수요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K-배터리 3사는 중국 배터리 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다가올 슈퍼사이클에 대비하기 위해 초격차 기술 확보에 나섰다.
LG엔솔은 오는 11월 셀투팩(CTP) 기술을 적용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고용량 프리미엄 배터리인 P6를 양산한 데 이어 니켈 함량을 끌어 올린 다음 세대 제품인 P7을 개발 중이다. SK온은 급속충전 인프라에 최적화된 어드밴스드(Advanced) SF 배터리를 개발하고 에너지 밀도는 높이면서 급속충전 시간 단축한 SF+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기차 시장의 정체에 대비해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강화한 SBB(Samsung Battery Box) 1.5를 공급한 삼성SDI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LFP 배터리가 탑재된 SBB 2.0을 양산할 계획이다. SK온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ESS 사업부를 편제해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역량을 키우고 있다. LG엔솔은 ESS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분산 에너지 사업 진출에 나섰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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