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대리’에서 ‘회장’까지 11년 ‘초고속 승진’…LG가 세 모녀 ‘상속회복소송’은 잡음

시간 입력 2025-03-01 09:00:00 시간 수정 2025-03-12 08: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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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입사 후 8.2년 경영 수업 거쳐 임원으로 승진
2018년 고 구본무 타계…상무→회장 단숨에 도약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입사 후 사장단에 오르기까지 12년이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집단 평균 12.9년보다도 빠른 승진이다.

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2023년 결산 기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88곳을 대상으로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 현황을 조사한 결과, LG 오너 일가 중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현재 임원은 구 회장, 단 1명으로 집계됐다.

구 회장은 입사 후 임원 승진까지 8.2년, 입사 후 사장단에 오르는 데 11.8년이 소요됐다.

대기업집단 오너 일가의 입사 후 임원 승진 소요 기간이 평균 4.4년, 사장단 승진 소요 기간이 12.9년이라는 것과 비교할 때, 구 회장은 임원으로 승진하기까지 오래 걸린 반면 사장단 승진은 상당히 속도감 있게 진행된 것을 알 수 있다.

2006년 3월 LG전자 재경부 금융팀 대리로 입사한 구 회장은 2007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2009년 12월 LG전자 미국법인으로 복귀했고, 2014년 11월 LG전자 시너지팀 상무에 선임됐다. 대리부터 시작해 다양한 실무 역량을 체득한 구 회장이 8여 년 만에 상무로 승진한 것이다.

그러나 사장단까지 오르는 데는 훨씬 가속이 붙었다. 구 회장은 2018년 6월 LG그룹 회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상무에서 회장으로 단숨에 오르기까지 걸린 기간은 3.6년에 불과했다.

이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병환으로 2018년 5월 타계하면서 구 회장이 경영을 승계하게 됐기 때문이다.

LG는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경영권을 넘기는 가풍을 굳건히 지켜 오고 있다. 고 구본무 회장에게는 외아들이 있었으나 사고로 먼저 떠나보내면서 동생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구광모 회장을 양자로 삼았다.

이렇게 2004년 12월 부자가 된 고 구본무 회장과 구광모 회장은 LG 승계 철학에 따라 13여 년이 지난 2018년 경영 승계를 원만히 마무리했다.

다만 최근 LG가는 예기치 못한 법정 다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구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두 여동생이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고 구본무 회장이 남긴 재산 규모는 ㈜LG 주식 11.28%를 비롯해 약 2조원가량이다. 이 중 구 회장은 고 구본무 회장의 지분 11.28% 중 8.76%를 물려 받았고, 세 모녀는 ㈜LG 주식 일부와 고 구본무 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 투자 상품, 부동산, 미술품 등을 포함해 5000억원 규모의 재산을 상속 받았다.

그러나 구 회장과 세 모녀 간 법정 싸움이 본격화하면서 ‘재산을 두고 다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LG 오너 일가의 가풍이 무색해지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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