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 의장 건강상 이유…빠른 의사 결정 위해 단독 의장 체제 전환”
경영쇄신위원회도 소명 다하고 해산…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유지
포털 ‘다음’도 분사 추진…“독립성·신속한 의사 결정 구조 필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그룹 내 의사결정기구인 CA협의체 공동 의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에 따라 CA협의체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된다. 김 창업자의 건강상 문제와 사법리스크 등으로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카카오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CA협의체 공동 의장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더 빠른 의사 결정 및 실행을 도모하기 위해 정신아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했다”며 “김 창업자에게 당분간 집중적 치료가 필요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김 창업자는 최근 방광암 초기 진단을 받고, 치료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김 창업자가 2023년 11월부터 이끌어온 경영쇄신위원회도 활동을 마무리한다. 그간 경영쇄신위원회는 준법과신뢰위원회 신설, 인적 쇄신, 거버넌스 개편 등 그룹 쇄신의 기본 틀을 만들어 왔다. 쇄신 방향성 및 시스템이 구체화된 만큼, 이후 과제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전략위원회, 책임경영위원회, ESG위원회, 브랜드컴위원회 등이 이어 받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김 창업자는 그룹의 비전 수립과 미래 전략을 그려가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유지한다.
김 의장의 갑작스런 2선 후퇴로 CA협의체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된다. 지난해 3월 카카오 대표로 취임한 정 의장은 김 창업자와 함께 공동 의장으로서 CA협의체를 이끌어왔다. 다만, 김 창업자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사법리스크로 인해 자리를 비우면서, 사실상 정 의장이 그룹 내 주요 의사결정을 맡아왔다.
카카오는 이와 더불어 포털 ‘다음’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2023년 5월 ‘다음’ 사업 부문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해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이려 했으나, 독립성과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완전한 법인 분사를 결정했다.
이번 분사로 새로 탄생할 ‘다음’ 법인의 대표는 현재 콘텐츠CIC를 이끌고 있는 양주일 대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분사 실행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세부적인 인사와 조직 개편은 아직 미정인 상태다.
카카오는 지난 1년간 ‘다음CIC’를 ‘콘텐츠CIC’로 명칭을 변경하고, 숏폼(짧은 동영상)과 뉴스 등 콘텐츠 서비스를 적극 강화해 왔다. 이번 결정 역시 사업 효율화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과 AI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 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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