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한파’, K-양극재 재고자산 줄였다…수요 둔화, 공장 가동률 하락 여파

시간 입력 2025-03-26 09:39:59 시간 수정 2025-03-26 09:39:59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엘앤에프 작년 재고자산 5916억원↓
공장 가동률 하락…35.7%P 가량 뚝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양극재 공급 확대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소재. <사진=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등 국내 양극재 기업이 재고자산을 크게 줄였다. 다만 양극재 수요가 늘어난 것이 아닌 공장 가동률을 낮추면서 재고자산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 속 전방 시장의 회복 시기가 2~3년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더해지면서 양극재 기업은 가동률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26일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등 국내 양극재 기업의 개별(별도) 기준 재무제표의 재고자산을 취합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재고자산 총액은 1조78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3년 재고자산 2조6724억원 대비 33.2%(8875억원) 줄었다.

해당 기업 중에서 재고자산 규모가 가장 줄어든 곳은 엘앤에프다. 엘앤에프의 지난해 재고자산은 5714억원으로 지난 2023년 1조1630억원 대비 5916억원이나 줄었다. 이어 포스코퓨처엠이 1559억원, 에코프로비엠이 1299억원, 코스모신소재가 102억원 규모의 재고자산을 감축했다.

재고자산은 기업이 보유한 제품, 반제품, 원재료 등의 가치를 뜻한다. 기업은 일정 수준의 재고자산을 확보하고 있어야 갑작스러운 물량 확대 대처하고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처해 납기 지연을 방지할 수 있다.

다만 불황 속에서는 재고자산이 기업 경영 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되곤 한다. 국내 양극재 기업들은 지난해 수요 위축으로 공장 가동률을 줄이면서 재고자산 감축에 나섰다. 이는 전방 시장 부진 속에서 과잉 재고, 불용 재고를 줄이고 현금 흐름을 개선하는 등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포스코그룹이 배터리 주요 광물 및 원료를 전시했다. <사진=박대한 기자>

그러나 문제는 전방 시장의 회복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양극재 기업들이 다시 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가동률을 높이지 못하면 점차 고정비가 늘어나면서 손실이 늘어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코스모신소재의 지난해 가동률의 가동률은 33.3%로 지난 2023년 69% 대비 35.7%포인트(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는 기술, 정보 유출 우려 등을 고려해 양극재 공장의 가동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단기적으로 저조한 가동률은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양극재 공급을 늘리기 위한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한창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그룹 차원의 리튬, 니켈, 흑연 등의 원료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다. 엄기천 사장은 지난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포스코퓨처엠은 탈중국 공급망을 통해 주요 OEM(완성차)의 공급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앤에프는 신규 수주를 확보하고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 3월 글로벌 OEM과 3조5184억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중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미국 현지에서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생산을 준비 중인 미트라켐에 145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통해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에코프로비엠은 그룹의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법인 설립을 통해 원가 절감에 나선다. 에코프로그룹의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1월 GEM으로부터 인도네시아의 니켈 MHP제련 업체인 피티그린에코니켈(PT. Green Eco Nickel) 지분 28%를 확보하기 위해 533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니켈 조달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