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 종결 후 안정화 주력
차바이오텍, 2500억 유상증자 논란 수습 과제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왼), 최석윤 차바이오텍 대표 내정자. <사진제공=김지원 기자/차바이오텍>
한미사이언스와 차바이오텍이 금융투자 전문가인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과 최석윤 전 메리츠증권 고문을 대표로 선임했다. 양사는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권 분쟁과 유상증자 논란 등으로 훼손된 기업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26일 정기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재교 대표는 경북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이후 1990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기획팀장 겸 IR팀장 이사, 전략기획부문장 전무, 글로벌전략부문장 전무이사, 약품부문장 전무이사 등을 거치면서 30년 가량 근무했다. 이후 2021년 메리츠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IND본부 부사장으로 제약·바이오 투자를 담당했다.
한미사이언스는 또 이사회 의장으로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을 선임했다. 최 의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이들의 인사는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복구시키고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계열사 한미약품과 지난 1년 간 경영권 분쟁을 겪어왔다. 지난해 초 모녀인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OCI 그룹 통합을 두고 임종윤·임종훈 형제측과 대립했다. 이후 임종훈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선임되면서 모녀 측 인사가 대표인 한미약품과는 갈라서게 됐다. 그러다 지난달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고 임종훈 사장도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오너 간의 경영권 분쟁은 끝이 났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김재교 대표는 국내 제약 업계 최초로 IR 조직을 신설하고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하는 등 기업 경영과 투자자 소통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며, 그룹의 신뢰도와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사이언스가 지주사로서 기업의 연속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한미그룹이 글로벌 무대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차바이오텍도 메리츠증권 출신 인사를 대표로 기용했다. 회사는 최석윤 전 메리츠증권 고문을 부회장으로 영입해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한다고 28일 밝혔다.
최석윤 부회장은 40여 년간 투자은행(IB) 업계에 몸담은 금융투자 전문가다. 1959년생인 그는 JP모건을 시작으로 대우증권 도쿄와 런던 현지법인에서 근무했고, 크레디 스위스, 바클레이즈, RBS 한국대표를 역임했다. 2011년부터는 골드만삭스 한국 공동대표로 활동했으며 이후 모교인 2016년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3년 간 강의한 뒤 2018년 메리츠화재 기업부문 총괄사장, 2021년 메리츠증권 고문을 역임했다.
이와 함께 차바이오텍은 한기원 전 코트라 인베스트 코리아(외국인 투자유치 전담조직) 대표와 박번 전 삼성선물 대표 등도 경영진으로 영입했다. 이들은 각각 다이와증권과 삼성증권 등 삼성그룹 금융사에서 25년, 30년간 일한 금융투자 전문가다.
업계에서는 차바이오텍이 증권맨들을 영입하는 이유가 유상증자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유상증자를 매듭짓고 재무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12월 당시 시가총액의 약 40%에 달하는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러지에 200억원, 차헬스케어에 9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유상증자 결정은 주주들 사이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회사는 지난 1월 금감원의 정정보고서 제출 요구를 받았다. 현재 차바이오텍은 4번째 정정보고서에서 기존 유상증자 규모를 2500억원에서 1800억원으로 줄이고 금감원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최 부회장은 경영인으로서의 전문지식과 폭넓은 경험을 통해 경영전반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통찰력을 겸비하고 있다고 판단했으며, 당사의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올바른 판단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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