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최윤범 ‘판정승’…영풍·MBK 이사선임안 부결

시간 입력 2025-03-28 17:03:25 시간 수정 2025-03-28 17: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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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최윤범 경영권 유지
상호주 제한 유지…영풍, 고려아연 의결권 25% 무효
영풍·MBK “위법한 조치”…고려아연 “법적 문제 없어”
의결권 가처분 항고 및 효력정지 가처분 등 법적 다툼 지속

제51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렸다. <사진=박대한 기자>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는 상호주(상호 보유 주식)를 놓고 최윤범 회장 및 현 경영진과 영풍·MBK파트너스 간의 공방이 이어졌다. 상호주 제한이 성립되는지에 따라 정기 주총 향방이 갈렸기 때문이다. 이날 정기 주총은 상호주 제한이 유지되면서 이사 수 상한 가결 등 최 회장 및 현 경영진이 판결승을 거뒀다.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는 오전 11시 34분 박기덕 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면서 개회를 알렸다. 이는 개회 예정 시간이었던 오전 9시보다 약 3시간 늦었다.

고려아연과 영풍·MBK의 신경전은 늦어진 개회 시간을 두고 시작됐다. 영풍·MBK가 고려아연이 고의적으로 지연했다고 주장하면서다.

영풍·MBK는 전일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이 법원으로부터 기각되자 영풍 정기 주총에서 기습적으로 주식배당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영풍은 발행주식총수는 184만2040주에서 191만845주로 총 6만8805주가 늘었다.

영풍·MBK는 주식배당을 단행하면서 영풍의 상호주 제한을 썬메탈홀딩스(SMH)의 영풍 지분 희석에 나섰다. SMH가 영풍 정기 주총 기준일(2024년 12월 31일) 이후에 영풍 주식을 취득했기 때문에 주식배당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SMH가 고려아연 정기 주총이 열리기 전에 케이젯정밀(구 영풍정밀)로부터 영풍 주식 1350주를 장외매수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주식배당을 통해 영풍 발행주식총수가 191만845주로 늘어난 상황에서 SMH는 영풍 주식 19만1576주를 확보해 10.03%를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영풍·MBK는 정기 주총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고 주장했다. 영풍·MBK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상호주 외관을 다시 작출하기 위해 주주총회 개회를 고의로 지연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상대가 제출한 엑셀 데이터가 원본 데이터와 달라 확인하는 시간이 걸렸다”며 “모든 과정은 법원에서 파견한 검사인의 관리 속에서 적법하고 합리적으로 준비, 진행됐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제51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진행 중인 모습. <사진=고려아연>

정기 주총에서는 개회 이후에도 첫 안건을 심의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영풍·MBK 대리인의 의사진행 발언과 고려아연 변호사 간 설명이 이어질 때 마다, 함성과 야유가 얽히고설켰다.

이성훈 영풍 대리인은 SMH의 영풍 주식 취득 경위, 시점와 소유자증명서 등 증빙서류를 받지 못했다며 영풍의 의결권 제한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리인은 “전날 법원 가처분이 있었지만 즉시 항고를 제기했다”며 “SMH가 영풍 주식을 취득한 명확한 시점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주주총회의 의결을 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고창현 고려아연 변호사는 “잔고증명서가 오전 9시 이전에 입고됐기 때문에 상호주 형성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견이 있다면 법적 분쟁으로 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주총 운영은 의장이 담당하는 것이고 저희는 인정할 수 없는 것으로 의사결정했다”고 말했다.

영풍·MBK 대리인의 의사진행 발언을 포함한 회의 목적사항 소개를 마친 12시 10분 제1호 의안인 제51기 연결 및 별도 재무제표 승인의 건에 대한 심의가 진행됐고, 마지막 제7호 의안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 3시 34분 마무리됐다.

고려아연이 제안한 모든 안건이 가결된 가운데, 이번 주총 핵심 안건인 ‘이사 수 상한 설정’ 관련 정관 변경도 가결됐다.

특별 안건인 이사 수 상한 설정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했다. 이날 출석주주의 의결권 1139만1932주 중에 810만747주가 찬성했고, 329만987주가 기권했으며 198주가 기권했다. 이에 출석주주의 71.11%가 찬성하면서 이사 수 상한 설정은 가결됐다.

한국노총금속노련 고려아연노조원과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노조원이 제51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 앞에서 피켓 시위 중인 모습. <사진=박대한 기자>

이사 수 상한이 제한되면서, 영풍·MBK가 이사회 과반 이상을 장악하려던 작전은 실패하게 된 것이다. 이후 집중투표제로 표결된 이사 선임 표 대결을 통해 최 회장 측 추천 후보 5명과 영풍·MBK 측 추천 후보 3명 등 총 8명이 이사로 선임됐다.

최 회장 측은 이달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권순범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 김보영 한양대 교수 등 3명이 재선임됐고, 제임스 앤드루 머피 올리버 와이먼 선임 고문, 정다미 명지대 경영대학장 등 2명이 신규 선임됐다.

영풍·MBK 측 이사 후보로는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 부회장, 권광석 우리금융캐피탈 고문 등 3명이 신규 선임됐다.

정기 주총이 끝났지만 고려아연과 영풍·MBK 간 장외 여론전은 한층 가열된 상황이다. 영풍·MBK는 곧장 의결권 제한으로 인한 정기 주총 결과에 대해서 즉시항고와 효력정지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에서 이를 바로 잡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고려아연은 경영 실패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영풍과 MBK에 경영권을 넘길 수 없다는 주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실제 주총장에는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노조원들 피켓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홈플러스 회생 MBK가 책임져라’, ‘MBK는 홈플러스 사태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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