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한파속 25% 관세 부담까지…전기차 소비심리 위축 우려
경쟁자 중국은 54% 관세폭탄 떠안아…중국 배터리 사용차단 법안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생산라인 현지화 및 정책지원 시급

노란색이 상호관세율. <사진=트루소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한파로 살엄음판을 걷고 있는 K-배터리 업계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의 상호관세 폭탄까지 더해지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당장,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에 고율의 관세폭탄이 부과되는 것 뿐만 아니라, 자동차 품목에 대한 25% 관세로 전기차 수요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약 60여 개국을 ‘최악의 위반국(worst offender)’으로 지정하면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100개 국가의 모든 수입품에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국가별 관세를 추가로 적용키로 했다. 10%의 기본 관세는 당장 오는 5일부터 발효된다.

한국은 기본 관세에 15%의 상호관세가 추가돼 총 25%를 부담하게 됐다. 당장, 중국과 함께 세계 배터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K-배터리 진영으로서는 전기차 캐즘 한파에 더해 고율의 관세폭탄까지 떠안게 됐다.
이번 조치로 당장, 국내에서 생산되는 배터리가 미국으로 공급될 경우, 25%의 높은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또한 미국 이외의 제3국에서 배터리를 생산 미국에 공급하는 경우도, 해당 국가에 부여된 높은 상호관세를 지불해야 한다.
고율의 관세부과로 인한 경쟁력 하락도 문제지만, 더 큰 우려는 미국내 소비심리 위축으로 시장 수요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자동차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폭탄을 부과한 상황이어서, 미국내 전기차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크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캐즘에 따른 여파로 위기를 맞고 있는 K-배터리로서는 설상가상,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다만, 우리와 경쟁하는 중국 배터리 업계는 우리보다 더한 관세폭탄을 맞게 된 실정이어서, 시장의 유불리를 면밀히 따져보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우리의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의 강력한 관세정책으로, 중국 본토에서 미국에 배터리를 수출하는 게 사실상 여의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20%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이번에 34%에 달하는 상호관세 까지 더해 총 54%에 달하는 살인적인 관세율을 떠안게 됐다.
관세폭탄 뿐만 아니라 미국내 정치권에서는 중국 배터리 업계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미 하원은 최근 ‘해외 적대국 배터리 디커플링 법(H.R.1166)’을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미국 내 보안을 담당하는 국토안보부(DHS)의 자금이 들어간 경우,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해 발효되면 오는 2027년 10월부터 DHS와 관계된 미국 내 프로젝트 혹은 DHS 기금이 사용된 경우, 중국산 배터리 사용이 금지된다.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공장 건설현장. <사진=LG화학>
트럼프의 살인적인 관세폭탄 정책이 우리 뿐만 아니라 글로벌 배터리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내 업체들은 보다 적극적인 대응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현지 생산 거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내 공장을 늘려 관세 부담을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우선, 미국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 ‘스타플러스에너지(StarPlus Energy)’ 1공장 가동에 이어 2공장과 GM 공장 증설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스타플러스에너지 2공장과 GM 공장 모두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도 미국 내 현지 생산을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에 연간 6만톤 규모의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착공한 상태다. 해당 공장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화학은 자체 양극재 공장을 통해 관세 부담을 회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 생산라인 구축과 함께 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책도 절실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직접환급제 도입, 생산세액공제 적용 등이 있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공급망 경제안보 품목을 대상으로 생산보조금을 지원하고, 전기요금을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회 차원에서는 이차전지산업발전 특별법(가칭)을 제정 중이다. 해당 특별법을 통해 이차전지산업에 대한 기본 정의와 지원정책의 근거를 담은 특별법을 제정해 이차전지산업의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이 글로벌 이차전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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