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맥주 매출 소폭 증가에 그쳐…지난해 출고량도 감소
롯데칠성음료 맥주 사업 비중 ‘3%’…맥주 생산만 하는 공장 없어

왼쪽부터 올해 패키지를 리뉴얼한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사진제공=각 사>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야심작 ‘켈리’, ‘크러시’ 출시하며 맥주 사업에 힘을 주고 있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미치는 듯 한 모습이다. 양사의 맥주 사업 비중은 신규 브랜드 론칭 이후에도 제자리 걸음 중이다.
8일 양사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2019년 3월 ‘테라’, 2023년 4월 ‘켈리’를 각각 출시했다. 또 롯데칠성음료은 2020년 6월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2023년 11월에 ‘크러시’를 시장에 선보였다.
맥주 시장 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자사 브랜드간 ‘캐니벌라이제이션(두 제품이 점유율을 서로 가져가는 현상)’까지도 감수하고 신규 맥주를 론칭했다.
뿐만 아니라 양사는 당시 공유(테라), 손석구(켈리), 카리나(크러시)등 몸값 높은 유명인을 모델로 기용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한 전방위적 마케팅을 벌였다. 하지만 양사의 맥주 사업은 몇 년 간 성장하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맥주 매출은 2012년 7302억원, 2022년 7842억원, 2023년 8233억원, 2024년 8236억원이다.
매출은 조금씩 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33%, 2022년 31%, 2023년 33%, 2024년 32%로 큰 변화가 없다.
롯데칠성음료도 비슷한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매출은 2021년 952억원, 2022년 1015억원, 2023년, 839억원, 2024년 863억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1%, 2022년 3.8%, 2023년 3.0%, 2024년 3.2%다.
맥주 생산량도 감소했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맥주 생산량은 51만 4444㎘로 2023년 57만8701㎘과 비교해 11.1%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지난해 주류 부분 생산실적 51만3098㎘로2023년 47만1129㎘에서 8.9% 늘었다. 다만 이는 히트 제품인 ‘새로’ 소주와 제로 음료 등 타 부문 생산량이 함께 반영된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칠성음료는 맥주 생산을 담당해 해온 충주1, 2 공장을 2023년 이후 음료와 소주를 함께 생산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바꿨다. 맥주 생산만을 담당하는 공장은 없는 셈이다.
양사는 다가오는 여름 성수기 매출 확대를 위해 패키지를 새로 바꾸고 오프라인 행사를 강화하는 등 마케팅 전쟁을 예고했다.
하이트진로는 자체 캠페인 ‘테라 점프업 2025’을 통해 테라의 대중성을 키운다. 지난달 새 브랜드 모델로 배우 지창욱을 발탁하고 연계한 TV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켈리의 오프라인 접점에도 힘쓰고 있다. 프로야구 시즌을 맞아 경기 관람차 영화관에 들린 방문객, 야구장 인근 호텔 숙박객 대상으로 맥주 브랜드 켈리 브랜드존을 운영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 등 대내외적 불안정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테라 출시 6주년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 맥주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도 클라우드와 크러시 마케팅을 동시에 강화한다. 클라우드로 프리미엄 맥주 시장을, 크러시로 일반 맥주 시장을 각각 노린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달 클라우드의 아로마홉 함량을 70%에서 100%로 확대하는 리뉴얼을 단행했다. 또 병뿐만 아니라 캔, 페트 등으로 제품군을 늘린 크러시로 가정·유흥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올해는 롯데칠성음료의 기반인 국내 사업에 대한 제로 탄산음료, 소주와 맥주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 자회사의 수익률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하며 음료와 주류를 아우르는 대한민국 대표 종합음료기업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맥주 시장은 오비맥주의 ‘카스’가 10여년간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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