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없이 꿀꺽 삼키는 ‘구강붕해정’으로 승부수…동국제약·온코닉, 블록버스터 정조준

시간 입력 2025-04-11 07:00:00 시간 수정 2025-04-10 17: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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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지질혈증·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공략
‘로수젯’·‘케이캡’ 넘본다…복약 편의성 차별화
진양제약·한국파마 등도 임상 1상 시험계획 승인

동국제약(왼쪽)·온코닉테라퓨틱스 본사. <사진제공=각 사>

동국제약·온코닉테라퓨틱스 등 국내 제약업계가 이상지질혈증 및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공략을 위해 ‘구강붕해정’ 제형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블록버스터 제품과 동일한 성분을 기반으로 하되, 복용 편의성을 높인 제형으로 차별화를 꾀하려는 전략이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지난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DKF-460’에 대한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DKF-460’은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복합한 치료제로, 한미약품의 대표 제품인 ‘로수젯’과 동일한 성분을 갖고 있다. 2015년 출시된 ‘로수젯’은 지난해 기준 유비스트 기준 원외처방 실적 2102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동국제약은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DKF-460’을 구강붕해정 제형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구강붕해정은 물 없이도 입안에서 빠르게 녹아 알약 삼키기 어려운 노인과 어린이 환자가 좀 더 쉽게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국제약은 이상지질혈증 환자 중 고령층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해 복약 편의성을 개선한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노인층에서 이상지질혈증 이환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노인 계층에서 연하곤란이 있는 환자들에게 구강붕해정 제형은 복용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라는 점에서 이 제형의 개발은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로수바스타틴을 포함한 스타틴 계열의 약물은 쓴 맛이 매우 강하고, 안정성에 대한 주의를 요하므로 구강붕해정제 개발이 한정적이었다”며 “그러나 당사에서는 이러한 점을 효과적으로 개선했다”고 밝혔다.

동국제약 외에도 진양제약과 한국파마 등 후발 제약사들도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를 구강붕해정 제형으로 개발 중이다.

진양제약은 ‘JY408’, 한국파마는 ‘KP2403’에 대해 각각 올해 1월과 3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았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도 구강붕해정 제형을 통한 경쟁이 치열하다.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신약 ‘자큐보’의 제형을 변경해 새로운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2일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치료제인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 구강붕해정에 대한 신규 품목 허가를 식약처에 신청했다. 기존 알약 형태에서 구강붕해정으로 제형을 변경해 복약 순응도와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P-CAB 시장은 HK이노엔의 ‘케이캡’이 선점하고 있다. 2019년 국산신약 30호로 출시된 ‘케이캡’은 지난해 유비스트 기준 원외처방 실적 1969억원을 기록하며 5년 연속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케이캡 역시 이미 구강붕해정 제형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자큐보 구강붕해정에는 기존과 다른 차별화 요소를 담았다. 제품을 소형화해 휴대성을 높였고, 민트향 대신 오렌지향을 사용해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는 자극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신약 37호 자큐보의 새로운 제형 개발을 통해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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