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테라퓨틱, 이상사례 발생 유방암 치료제 개발 중단
브릿지바이오,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임상 실패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오름테라퓨틱과 브릿지바이오가 최근 임상에 실패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두 기업의 임상 실패로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최근 미국 임상 1상 중이던 유방암 치료제 ORM-5029에 대한 임상시험 중단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임상 1상에서 도출된 임상적 안전성, 약물동태학(PK), 약력학(PD) 자료를 종합한 결과 이상사례(SAE)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이점이 없을 것이라 판단해 임상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후보물질은 2022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계획을 승인 받아 같은 해 10월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도중에 참여자가 간부전으로 사망하는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발생해 신규 임상 참여자 모집이 중단됐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사용 가능한 임상 및 전임상 데이터를 신중하게 검토한 후 ORM-5029의 임상 개발을 마무리했다”며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명확한 위험-이익(risk-benefit) 프로파일을 갖춘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회사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상 중단으로 오름테라퓨틱은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이 진행된 유일한 파이프라인을 잃었다. ORM-5029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로 오름테라퓨틱의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꼽혀왔다.
특히 상장한 지 2개월 만에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 중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사의 신뢰도와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 오름테라퓨틱은 올해 2월 14일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지난 2019년 12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도 최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의 임상 2상에 실패하며 위기를 맞았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3월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한 해가 최근 3개년 중 2회 이상이라는 이유로 코스닥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BBT-877의 기술수출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려 했으나 임상 실패로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브릿지바이오는 현재 특발성 폐섬유증을 제외한 추가 적응증 확대 또는 BBT-207, BBT-301 등 다른 파이프라인에 대한 전략적 우선순위 조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빅파마들과 협상을 이어가겠다”면서 “당초 우려했던 부작용 프로파일은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발견됐으므로 추가 적응증 확대 등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가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 기준을 낮춰 주는 제도로 2005년 도입됐다. 2005년부터 2024년까지 기술특례상장 제도로 코스닥에 진압한 기업은 약 248개로 이 중 바이오 기업은 125개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 바이오 분야에서는 기술특례상장 기업 중 9곳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앞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파멥신, 올리패스, 엔케이맥스 등을 포함하면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기업은 약 16곳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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