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영업이익 전년 대비 10배 증가
녹십자, 흑자전환…혈장분획제제 약가 인상
한미약품만 매출·영업이익 모두 하락

국내 5대 제약사가 1분기에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유한양행과 GC녹십자, 대웅제약은 호실적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종근당은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한미약품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916억원, 영업이익 6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4446억원) 대비 10.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6억원)보다 1012.3% 늘었다.
이번 실적 개선은 폐암 신약 ‘렉라자’의 미국 판매 본격화로 판매 로열티가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의 올해 1분기 라이선스 수익은 40억원으로 전년 동기(25억원) 대비 56% 증가했다.
비처방 제품군과 해외사업 확대도 한 몫 했다.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유한양행의 비처방 매출은 543억원으로 전년 동기(469억원) 대비 1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사업 매출은 874억원으로 전년 동기(741억원)와 비교했을 때 17.9% 증가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유럽, 일본 등에서 렉라자의 추가 마일스톤을 수령하고 전체생존기간(OS) 개선과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제형 유럽 승인 등으로 인해 판매로열티가 증가하면 앞으로 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녹십자는 올해 1분기 매출 3838억원, 영업이익 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3568억원) 대비 7.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이는 국내 혈장분획제제의 약가 인상으로 수익구조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1월부터 공급 안정화를 위해 혈장분획제제의 약가를 인상했다. 이로 인해 녹십자의 올해 1분기 혈장분획제제 매출은 1272억원으로 전년 동기(894억원) 대비 42.3% 늘어났다. 이외에도 혈액제제 ‘알리글로’, 수두백신 ‘배리셀라’,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 고수익 제품의 글로벌 판매 증가가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대웅제약은 올해 1분기 매출 3516억원으로 전년 동기(3358억원)와 비교했을 때 4.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83억원으로 전년 동기(248억원)보다 29% 성장했다.
펙수클루, 나보타 등 자체 개발 제품들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1분기 펙수클루 매출은 27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9.2% 증가했다. 위염 적응증 확대에 따른 10mg 저용량 제품의 출시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나보타는 매출 456억원으로 22.7% 성장했다. 나보타는 수출만으로 37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종근당은 외형은 성장했으나 수익성이 악화됐다. 올해 1분기 매출 3991억원으로 전년 동기(3535억원) 대비 12.9%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8억원으로 작년 동기(268억원)와 비교했을 때 52%로 감소했다.
회사 측은 영업이익 감소 요인에 대해 연구개발(R&D) 확대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종근당은 작년 전체 매출의 10%에 달하는 1566억원을 R&D 비용으로 투입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한미약품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909억원, 영업이익은 5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23% 감소했다.
한미약품의 실적 악화는 중국 자회사인 북경한미약품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북경한미약품은 1분기 매출 965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으로 각각 24.5%, 70% 감소했다. 이는 전년도 중국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 감염병 유행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 1분기 별도기준으로 살펴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오히려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성장한 295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해외 자회사의 경영 정상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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