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약가 인하 행정명령…K-바이오 반사이익 주목

시간 입력 2025-05-13 17:06:07 시간 수정 2025-05-13 1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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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유통 구조 개선·고가 의약품 약가 인하 유도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 기회 될 것”
삼성바이오에피스·SK바이오팜 “예의주시 중”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내 처방약 가격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중간 유통 구조 축소를 예고했다. 이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바이오시밀러 가격 경쟁력 부각, 유통 장벽 완화 등 반사이익을 기대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나올 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제약사들이 미국 내 처방약 가격을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인하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명령은 미국이 현재 다른 선진국들보다 훨씬 높은 약값을 지불하고 있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제약사들에게 미국 내 처방약 가격을 자발적으로 인하할지 아니면 정부가 지불할 금액에 제한을 적용받을 건지에 대해 30일 안에 선택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 중간 유통 구조 개선과 고가 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최혜국 가격으로 의약품을 판매하는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의약품을 구입하도록 구조를 개선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약가 인하 정책에 대해 내심 반기는 모양새다. 셀트리온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행정 명령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셀트리온과 같이 미국 현지에서 바이오시밀러를 직판 중인 기업에게는 또 다른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회사는 중간 유통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오리지널 제품 기반의 고수익 제약사들이 중간 유통 구조와 구축한 유통 지배력이 약화하고 바이오시밀러 기업에게 있어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 보험사 및 PBM 시스템은 고가 오리지널 의약품이 처방집에 우선 등재된 이후 바이오시밀러 간 제한된 경쟁을 통해 2∼3개 제품이 추가 등재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중간 유통사 리베이트 문제로 인해 바이오시밀러 가격이 병원 처방 시 오리지널 수준으로 높게 형성돼 환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없었다”며 “중간 유통 구조가 개선되면 바이오시밀러의 실제 처방 가격이 인하돼 정부 및 환자가 얻게 될 혜택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행정명령으로) 바이오시밀러 제조사가 PBM 등 중간 유통사가 아닌 정부와 직접 약가를 협상할 수 있어 정부와 제조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SK바이오팜은 아직 예의주시하고 있는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약가인하 정책을 어떻게 실행할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정책이 어떻게 될지 조금 더 예의주시하고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부적인 실행방안이 나오기까지 30일 정도 기간이 남아있고 최종 지침이 구체화된 게 없어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수요 증가로 위탁개발생산(CDMO)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항목이 정해져야 대응책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 아래 미국 제약시장은 약가 인하, 수입 관세 인상 등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을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의 약가 책정 및 현지화 전략에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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