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부문 석유화학 업종 압도적 1위 기록
석화 불황에도 설비·R&D 투자 10조 돌파
3대 신성장 사업 집중 투자…과학기업 도약

LG화학이 국내 석유화학 기업 중 투자 부문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래 유망 산업을 선점하고 핵심 기술·생산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3대 신성장 사업의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 올리고,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 저하를 개선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1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2025년 선정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비금융기업 411곳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68곳을 대상으로 경영평가를 실시한 결과, 석유화학 업종 중 LG화학이 투자 부문에서 91.5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모든 업종을 기준으로 투자 부문을 살펴봐도 LG화학은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투자 부문 평가는 설비투자와 R&D 투자 등을 기준으로 세부 항목별 기준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해 점수를 산정한다.
LG화학은 지난해 설비투자로 14조7799억원을 집행했고, R&D 투자로 2조1903억원을 지원했다. 이같은 투자 규모는 석유화학 업종 내 투자액 2위인 한화(6조9749억원)의 2.4배에 달한다.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공장 건설현장. <사진=LG화학>
LG화학은 3대 신성장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3대 신성장 사업은 LG화학이 전통 석유화학 기업에서 글로벌 과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역점 지원하고 있는 사업으로, 전지 소재, 친환경 소재, 신약 등을 일컫는다.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은 3대 신성장 사업의 주요 설비투자 중 하나다.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확보한 170만 제곱미터(㎡) 부지에 LG화학은 약 2조원을 투자해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다.
해당 공장은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6만톤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산 6만톤 규모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EV, 500km 주행 가능) 약 60만대분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국내 양극재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내 양극재 공장을 확보하게 된다.

전구체 프리 양극재(LPF, LG Precursor Free). <사진=LG화학>
또한 LG화학은 양극재 생산 역량과 함께 기술역량 극대화를 위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은 전구체 프리 양극재(LPF, LG Precursor Free) 개발을 완료해 양산에 돌입했다. 전구체를 따로 만들지 않고 맞춤 설계된 메탈에서 바로 소성하는 방식인 LPF 양극재는 저온출력 등 성능 개선 효과와 새로운 전구체를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한 LPF 양극재는 전구체 생산 능력을 확장하기 위한 투자비가 필요하지 않고 전구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와 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신제품에 LPF 양극재를 적용해 성능, 비용(Cost), 친환경 측면의 차별화된 고객 맞춤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LG화학 전남 여수 NCC 2공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은 3대 신성장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대신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투자 분산을 최소화하고 회사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의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지난 2023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23년 총 1조1000억원 규모의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중국 샨진 옵토일렉트로닉과 허페이 신메이 머티리얼즈에 각각 양도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NCC(나프타분해시설)와 같은 범용 석유화학 시설 효율화를, 올해는 수처리 사업 매각을 검토 중이다. 특히 수처리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음에도 3대 신성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LG화학의 수처리 필터 판매를 영위하는 미국 회사(LG NanoH2O, LLC)는 지난해 당기순익 8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2023년 76억원에서 5%가량 증가했다.
LG화학은 오는 2030년까지 3대 신성장 사업을 전체 매출액의 50% 수준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또한 같은 기간까지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매출액 5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3대 신성장 사업의 매출 규모를 25조원 수준까지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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