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공포 “국제유가 130불까지 갈 수도”…K-정유, ‘어닝쇼크’에 ‘오일쇼크’ 까지 오나

시간 입력 2025-06-23 18:17:18 시간 수정 2025-06-23 18: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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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방안 의결…미 공습 대응
국내 중동산 원유 의존도 70%…약 99% 호르무즈 해협 거쳐
석유 시장 불안 고조…장기화시 국제유가 130달러 가능성
정유업계, 실적악화 이어 원유수급 차질 ‘오일쇼크’ 우려

이란이 자국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습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세계 경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당사자인 국내 정유업계는 그동안 실적악화로 큰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 공급망까지 차단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지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 수입되는 원유의 70%가 중동에서 수급되고 있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적으로 봉쇄될 경우 원유 수급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의 핵 시설 공습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이같은 조치는 미국이 지난 21일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위치한 핵 시설 3곳을 공격한데 따른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의 영해를 지나는 해협으로,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3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량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들 원유의 99%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들자 세계 원유 시장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는 상황이다. 원유 수급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장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3.36% 오른 배럴당 76.32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도 3.27% 오른 79.49달러에 형성됐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봉쇄된다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로이터 연합뉴스>

이에 따라, 국제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국내 정유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정유사에 호재로 작용한다. 정유사의 원유 매입과 석유제품 출고 사이에는 30~40일 정도의 시차가 발생 하는데, 유가가 오르면 기존에 사들인 원유의 재고평가 가치가 상승하는 긍정적 래깅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원유 및 정제품 운송 차질로 인한 수급 타이트는 국내 정유사들에게 정제마진 상승 및 재고평가이익 발생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처럼 국제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유가가 상승할 경우, 석유제품 수요를 끌어 내리면서 정제마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정유사들의 중동 원유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큰 만큼,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봉쇄될 경우 원유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도입 비용이 증가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유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하면 마진 압박이 커져 수익성을 뒷받침하기 힘들어진다”며 “해협이 봉쇄된다면 석유 수급에도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제공=HD현대오일뱅크>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올해 1분기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1분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정유 부문 부진 영향으로 각각 2154억원, 2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분기에도 각각 1717억원, 1032억원의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망이 밝지 않다.

중동발 사태가 확산되면서, 단기적으로는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해당 기업들은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 정유 업황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런 원유가격 인상까지 이어질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해협 봉쇄가 확정되지 않았고,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국제 정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중동 상황을 예단하기가 어려워 향후 실적 전망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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