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도 ‘여의도’ 고집하는 증권사…21개사 중 16곳 집중

시간 입력 2025-07-04 18:04:39 시간 수정 2025-07-04 18: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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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기업 내 증권사 21곳, iM증권 외 전부 ‘서울’ 소재
본사뿐 아니라 영업지점도 수도권 쏠림현상 심해

국내 주요 증권사 본사의 수도권 편중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의도(서울 영등포구)에 본사를 둔 증권사가 전체의 75%를 넘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지역 금융 불균형 문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의 본사 소재지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증권사 21곳 가운데 아이엠(iM)증권을 제외한 20개 증권사가 모두 서울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외 지역인 부산에 본사를 등록한 아이엠증권도 실질적인 영업 및 운영 거점은 서울 여의도 사무소로, 사실상 전국 21개 주요 증권사 모두가 서울 중심 구조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영등포구 여의도에 본사를 둔 증권사는 총 16곳(76.2%)에 달했다.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KB증권, 교보증권, IBK투자증권, 신영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LS증권, 유진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이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지난 2004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 종로구 을지로에 본사를 두었으나, 지난해 여의도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 외에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노무라금융투자 등 3곳은 서울 중구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삼성증권만이 서초구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사 본사뿐 아니라 영업점·지점의 수도권 집중 현상도 두드러졌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 확산과 맞물리면서 인구밀도가 낮은 비수도권 지역의 오프라인 지점 수는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수도권 영업점 수가 비수도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수도권에 35개, 그 외 지역에 29개의 오프라인 지점 및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었고, 미래에셋증권은 각각 35곳과 26곳으로 집계됐다. KB증권은 수도권 45곳, 그 외 지역 35곳, NH투자증권은 수도권 32곳, 그 외 지역 25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증권 역시 수도권 15곳, 그 외 지역 14곳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수도권 집중 현상은 비수도권 주민들의 금융 서비스 이용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균형발전과 금융소외 해소를 위한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ㅇ이다. 실제로 지난해 홍남표 당시 창원특례시장은 증권사 본사 및 창원지점 24개사에 ‘마산지역 증권사 개설 요청’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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