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 1위였던 신한금융, 10년 후 KB에 ‘추월’ 이유는

시간 입력 2025-07-07 13:00:00 시간 수정 2025-07-07 09: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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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5대금융 자산규모 1위 신한금융·3위 KB금융
10년간 양사 M&A 규모가 자산규모 차이 발생
KB 푸르덴셜생명·신한 오렌지라이프가 대표적 인수사례

지난 2014년 자산 규모 기준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 중 최상위였던 신한금융이 10년 후 후순위로 내려왔다. 경쟁사인 KB금융이 빠르게 세를 불리며 5대 금융 중 1위로 올라선 데 따른 것이다.

이는 KB금융이 다양한 분야의 금융사 인수(M&A)를 통해 몸집을 불렸으며,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부문의 고른 성장을 통해 타 금융사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순위가 내려간 신한금융의 경우 그룹 내 은행 의존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 수익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지난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국내 주요 금융그룹의 자산(개별보고서 기준) 추이를 조사한 결과, 이 기간 동안 자산규모가 가장 크게 늘어난 금융그룹은 KB금융(134.9%, 436조5198억원)으로 집계됐다. 단, 농협금융은 중앙회와 경제지주를 제외한 수치다.

지난해 5대 금융그룹의 자산규모는 KB금융이 760조864억원으로 1등이고, 신한금융(724조4099억원)이 2등, 하나금융(639조2473억원)이 3등이었다. 4‧5위는 농협금융(577조3118억원)과 우리금융(528조3014억원)이 차지했다.

이는 10년 전인 지난 2014년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지난 2014년에는 신한금융(347조2305억원)이 5개사 중 1위였으며, △2위 농협금융(334조8274억원) △3위 KB금융(323조5666억원) △4위 하나금융(322조2821억원) △5위 우리금융(262조9933억원) 순이었다.

10년 전 1위였던 신한금융은 경쟁사 KB금융의 질주에 ‘리딩금융’ 타이틀을 내준 것이다.

지난 10년간 KB금융은 다양한 분야의 금융사에 대한 M&A를 전개하면서 몸집을 보다 효과적으로 늘렸다. KB금융은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6450억원)에 이어 2020년 푸르덴셜생명보험까지 두 곳의 보험사를 각각 인수했다.

특히 푸르덴셜생명보험은 인수 당시 자산규모가 21조원에 달하는 업계 상위권 보험사였다. 이를 2조원대에 인수하면서 그룹의 양적 성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뿐 아니라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도 인수하는 등 비은행 부문 강화를 막힘 없이 추진했다. KB증권은 2017년 초대형IB 인가를 받으며 리테일과 기업금융(IB) 시장에서 모두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반면 신한금융의 경우 2019년 2조원대의 인수대금을 지불하고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을 인수하고 일시적으로 ‘리딩금융’ 타이틀을 탈환했으나, 이듬해 이뤄진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에는 그 규모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M&A 규모 차이에서 양사의 자산규모가 차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구체적인 향후 M&A 방향성을 공개하긴 어렵다”면서도 “고객과의 상생, 내부통제 강화를 기반으로 자본시장 업권 내 시장 지위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타이틀을 탈환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부문의 고른 성장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기준 KB금융과 신한금융 공시에 따르면, KB금융의 은행‧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 비중은 은행 60%, 비은행 40%로 공시됐다. 반면 신한금융은 은행 74.8%, 비은행 25.2%로 격차가 보다 큰 편이다.

KB금융의 그룹 내 비은행 기여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3년 비은행 부문 기여도 33%였던 그룹은 이듬해 40%까지 기여도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반면 신한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그룹에 따르면 지난 2021년 42.4%에 달했던 비은행 기여도는 2022년 39.0%, 2023년 35.0%, 2024년 25.2%까지 내려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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