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1년 새 HD현대 주식 106억원 사들여…지분율 5.26%→6.12% 소폭 상승

시간 입력 2025-08-12 07:00:00 시간 수정 2025-09-11 10: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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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부터 자사주 매입에 속도
경영승계 위해 추가 지분 확보 필수적
부친 정몽준 이사장은 26.60% 보유 중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서진제공=HD현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서진제공=HD현대>

HD현대 오너가(家) 3세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최근 1년 새 106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 수석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HD현대가 전문경영인 시대를 접고, 오너 경영 체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2025년 지정 대기업집단 92곳 중 총수가 있는 상위 50개 그룹의 오너일가 보유주식 변동내역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상속·증여 등으로 지분변동이 있었던 곳 36개 그룹 오너일가의 주식 매수 규모는 8946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정 수석부회장의 주식 매수액은 106억원으로 나타났다.

정 수석부회장은 △신세계 정용진(2251억원) △넥슨 김정민·김정윤(1650억원) △효성 조현준(734억원) △효성 조현상(702억원) △한화 김동선(451억원) △영풍 최창영(210억원) △영풍 최윤범(183억원) △영풍 최창규(118억원)에 이어 주식 매수액 규모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1982년생인 정 수석부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그는 지난 2021년 사장에 오르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고, 지난해 11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입지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경영 일선에 뛰어든 후 조선·건설기계·정유·전력기기 등 그룹 내 주요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끌어오고 있다. 현재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와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사이트솔루션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했다. 그 결과 정 수석부회장의 지분율은 지난해 3월 말 5.26%(415만5485주)에서 현재(이달 1일 기준) 6.12%(483만7985주)까지 상승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의 주식 매입 이유에 대해 “책임 경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 수석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지분 확보가 필수다. HD현대 지분율은 부친인 정 이사장이 26.60%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로, 정 수석부회장과는 20.48%포인트(p)나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은 향후 추가적인 지분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HD현대 등에서 받은 배당금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분을 확보하는 등 상속세 부담을 최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수석부회장의 승계 작업은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의 임기와도 맞물려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재 권 회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어가고 있으나, 오는 2026년 3월이면 권 회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업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사실상 유일한 후계자인 만큼 권 회장이 임기를 마무리 짓는 시점에 본격적인 ‘정기선 시대’를 열 것으로 보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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