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계열사 5곳 내부거래 비중 90% 넘어…모두 허영인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 높아

시간 입력 2025-08-22 07:00:00 시간 수정 2025-09-11 1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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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팜, 에스피엘, 샤니, 에스피씨, 호남샤니 등 5개사
샤니·호남샤니, 허영인 회장 등 특수관계자 지분율 60% 이상
샤니는 지난해 매출 2898억원의 99.7%가 내부거래서 나와
CEO스코어, 30대 중견그룹 내부거래 현황 조사

SPC그룹에서 총수일가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계열사 중 내부거래 비중이 90%를 넘는 곳은 5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30대 중견그룹  중 가장 많운 수치다.

2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5조원 미만 상위 30대 중견그룹의 내부거래 실태를 조사한 결과,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이들 그룹 계열사 중 내부거래 비중이 90%를 넘는 곳은 총 27곳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법이 정한 ‘사익편취 규제’ 기준을 참고해, 총수일가(동일인 및 그 친족)가 20% 이상 지분을 소유한 국내 계열사와 그 계열사가 지분 50%를 초과 소유한 자회사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으로 정의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계열사 중 내부거래 비중이 90%를 넘는 27곳 중 SPC그룹 소속 계열사는 샌드팜, 에스피엘, 샤니, 에스피씨, 호남샤니 등 5곳이다.

샤니는 허영인 외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69.86%로 제일 높고 이어 파리크라상이 지분 9.80%, 기타주주 지분율이 20.34%인 총수일가 회사다. 호남샤니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분 42.41%를 쥐고 있으며, 이어 샤니가 38.40%, 허영인 회장의 부인인 이미향 씨가 지분 19.19%를 보유하고 있는 전형적인 총수일가 기업이다. 이밖에 샌드팜, 에스피엘, 에스피씨 등 나머지 3곳은 총수일가가 지분을 20% 이상 보유한 회사의 100% 자회사다.

샤니가 지분 100%를 보유한 샌드팜은 회사 매출의 100%가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샌드팜의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액은 523억원이며, 이중 SPC삼립이 올려준 매출이 523억원이다. 샌드팜은 즉석섭취식품 제조를 하는 기업으로 샌드위치류를 만들어 SPC삼립에 납품하고 있다.

이어 에스피엘의 내부거래 비중이 99.9%로 두 번째로 높았다. 에스피엘은 허영인(63.31%), 허진수(20.33%), 허희수(12.82%), 이미향(3.54%) 등 총수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파리크라상의 자회사다. 에스피엘의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액 2885억원 중 99.9%에 달하는 2882억원을 파리크라상, SPC삼립, 비알코리아 등 계열사가 올려줬다. 에스피엘은 분식식품, 과자, 빵 및 케익 등을 계열사에 공급하고 있다.

샤니는 지난해 개별 기준 전체 매출액 2898억원 중 99.7%(2890억원)이 특수관계자 매출이었다. 이중 SPC삼립이 올려준 매출액이 2881억원으로 제일 높았다. 샤니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적용되는 사익편취 규제 기준인 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인 기업으로, 주요 사업은 제빵 및 제과업이다.

에스피씨는 사업지원 서비스업, 부동산임대업, 제과점 운영업 등을 주요 영업으로 하고 있다. 파리크라상이 에스피씨의 지분 100%를 쥐고 있다. 에스피씨는 지난해 개별 기준 회사 전체 매출액(681억원) 중 계열사를 통해 98.0%(66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SPC삼립 등 3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78.2%에 달했다.

샤니와 마찬가지로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호남샤니도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이 90%를 넘겼다. 호남샤니의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액은 836억원이며, 이중 SPC삼립, 파리크라상, 빅바이트컴퍼니, 비알코리아 등 계열사를 통해 올린 매출액이 811억원으로 내부거래 비중은 97.0%를 기록했다.

SPC그룹은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로 잘 알려져 있다. 다수 계열사가 제과제빵을 기반으로 제조업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계열사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SPC그룹은 지난해말 기준 자산총액이 4조9067억원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기준인 자산총액 5조원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SPC그룹이 공시대상기업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계열사의 내부거래는 명시적인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SPC그룹의 자산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공정위의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총수일가의 총수일가 직접 보유 지분이 높은 샤니와 호남샤니는 지난해말 기준 배당 재원으로 활용 가능한 미처분이익잉여금이 각각 1178억원, 22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최근 10년래 배당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PC 관계자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곳은 모두 파리크라상이나 SPC삼립 제품을 생산하는 자회사로 별도 영업조직이 없다"며 “전문성과 효율성을 위해 생산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샤니와 호남샤니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1%대로 낮은데, 남은 이익은 시설 재투자에 쓰고 있고 배당 여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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