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보조금’ 곧 폐지…현대차·기아, 관세 부담 커진다

시간 입력 2025-09-16 07:00:00 시간 수정 2025-09-16 17:2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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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의 EV 세액공제 30일 종료…현대차그룹, HEV 집중
손해 100% 막긴 어려워…HEV 국내 수출 비중 높은 탓
車 관세 25% 부과 시 부담↑…도요타보다 비싸질수도

지난 6월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카탈루냐 콩그레스 센터에서 열린 FISITA WMC(FISITA World Mobility Conference)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급 종료를 앞두고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배터리 공장 완공 지연이라는 악재에 직면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의 대체재로 부상한 하이브리드차를 전면에 내세워 위기 돌파에 나설 계획이지만, 국내 수출 비중이 큰 탓에 관세 부담 가중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IRA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이 오는 30일부로 종료된다. 앞선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IRA에 근거해 미국 소비자들은 아이오닉5, EV6 등 현대차·기아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다.

전기차 세액공제는 단순한 구매 촉진을 넘어 핵심 광물과 배터리 등 공급망 형성을 위한 대규모 정책인 만큼 향후 미국 전기차 시장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더해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인 HL-GA 배터리컴퍼니 완공이 미국 이민 당국의 단속 여파로 지연되는 등 전기차 수요뿐 아니라 공급 측면에서도 변수가 생겼다.

HL-GA 배터리컴퍼니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2023년 각각 지분 50%씩 43억달러(약 6조원)를 투자한 현지 합작법인이다. 내년부터 전기차용 리튬 이온 배터리셀을 생산해 현대차그룹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사태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신규 공장 건설·가동과 관련해 최소 2~3개월 지연을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의 대안으로 떠오른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미국에서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 모델은 최근 수년간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꾸준히 늘었고, 올해 1~8월에도 전년 대비 47.9% 증가한 19만8807대가 팔렸다. 내년부터는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하이브리드차 혼류 생산 체제도 도입한다.

문제는 하이브리드차 판매 증가분이 전기차 판매 감소분을 상쇄하더라도 현대차그룹의 손해를 완전히 막긴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 현지 생산 체제가 비교적 잘 구축된 전기차와 달리 하이브리드차는 대부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7월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 미국 수출량은 16만1975대로 전기차보다 약 19배 많았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 미국 판매량인 16만4913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확대하려면 그만큼 고율 관세에 노출되는 물량을 늘려야 하는 셈이다.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9을 작업자가 최종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하이브리드차 부문 최대 경쟁국인 일본이 한국보다 먼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출 것으로 보여 가격 경쟁력은 더 위협받을 전망이다.

한국도 지난 7월 한미 무역 협상 타결로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방안을 미국과 합의했지만, 행정명령 서명 등을 통한 실제 적용 시점은 아직 불분명하다. 이 때문에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이 틈을 타 미국 하이브리드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더라도 현대차·기아가 대응할 수단은 마땅치 않다.

만약 한국 정부가 자동차 관세율을 낮추는 데 실패해 현대차·기아가 관세 25% 부과에 따른 부담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면 한국과 일본의 하이브리드차 가격 역전이 현실화할 수 있다.

미국 내 인기 차종인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3만290달러, 도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는 3만2850달러에 판매되고 있는데, 각각 관세율 25%와 15%만큼 가격이 오르면 스포티지(3만7863달러)가 라브4(3만7778달러)보다 비싸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를 기점으로 시장 수요는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차로 이동할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는 하이브리드차의 국내 수출 비중이 커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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