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100만대→330만대 확대
전기차 대체제 HEV 중심…美 IRA 폐지 등 영향
유럽·중국·인도에 신형 전기차 투입…경쟁력↑

현대자동차의 중장기 전략에서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가 사라졌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급 종료 등 변수에 대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유럽·중국·인도 시장을 겨냥한 신형 전기차 투입과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차세대 수소전기차 개발은 이어간다.
◇글로벌 판매 확대 의지 굳건…전기차 목표는 없어져
19일 현대차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더 셰드에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가 시장과 소통하기 위해 2019년 도입한 ‘CEO 인베스터 데이’를 해외에서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확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제네시스를 포함해 글로벌 판매를 올해 417만대에서 2030년 555만대로 끌어올리는 것이 골자다.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올해 100만대에서 2030년 330만대로 늘린다. 이에 따라 전체 판매 대비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올해 25%에서 2030년 60%로 오르게 된다. 이는 기존 내연기관 중심에서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구조 재편을 의미한다.
주요 시장별 친환경차 판매 목표도 공개했다. 현대차는 북미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올해 30%에서 2030년 77%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기간 한국 시장은 올해 37%에서 2030년 65%로, 유럽은 49%에서 85%로 각각 증가가 예상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CEO) 사장이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반면 현대차는 지난해까지 유지했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를 없앴다. 지난해 8월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2030년 2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전체 판매의 약 36%를 채우겠다고 선언했던 것과 대조된다. 당시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69만대를, 유럽에서 46만7000대를 팔겠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혔던 점을 고려하면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기차 캐즘, 미국 관세와 세액공제 종료 등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전기차의 대체제로 떠오른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친환경차로 판매 목표 대상을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IRA 폐지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급 종료는 현대차로선 상당한 부담이다. 미국 현지 생산 체제가 비교적 잘 구축된 전기차와 달리 하이브리드차는 대부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이 때문에 25%의 고율 관세에 노출돼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는 리스크가 있다.
미국 IRA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당장 오는 30일부로 종료된다. 앞선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IRA에 근거해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 현대차·기아 전기차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아왔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인 HL-GA 배터리컴퍼니 완공이 최근 미국 이민 당국의 단속 여파로 일부 지연된 부분도 변수다.

‘IAA 모빌리티 2025’에 전시된 ‘콘셉트 쓰리’의 모습.<사진제공=현대자동차>
◇신형 전기차 투입·EREV 개발 집중…경쟁력 키운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와 함께 친환경차 판매를 뒷받침할 전기차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아이오닉5·아이오닉6·아이오닉9 등 전용 전기차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신형 전기차를 유럽, 중국, 인도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먼저 내년 유럽 시장에서 아이오닉3를 출시한다. 아이오닉3는 현대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소형 전기차로, 지난 9일(현지시간)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콘셉트 쓰리’의 양산형 모델이다. 해치백 형태의 디자인이 특징이며, 해치백 차량 수요가 높은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 확대를 이끌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스타트업 간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에선 올해 준중형 전동화 SUV ‘일렉시오’를 선보이고, 내년 준중형 전동화 세단을 내놓는다. 두 차종 모두 중국에서 생산되는 현지 전략 전기차다. 인도 시장에선 현지 전략 경형급 SUV 전기차를 2027년 선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한 신형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며 “더 안전한 구조와 첨단 진단 시스템을 채택한 차세대 배터리 시스템을 향후 적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지난 6월 국내 출시한 ‘디 올 뉴 넥쏘’.<사진제공=현대자동차>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처음 공개한 EREV는 2027년 출시된다. 내연기관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전기차 충전 스트레스를 덜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대비 55% 작은 용량의 배터리를 채택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합리적인 가격의 EREV를 선보일 방침이다.
넥쏘로 대표되는 수소전기차 개발도 지속한다. 지난 6월 2세대 넥쏘 출시에 이어 향후 내연기관과 같은 수준의 주행 성능과 내구성을 갖춘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개발하고, 상용 수소전기차 시장 확대에 나선다.
한편 현대차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77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8~9%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투자 금액은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제시했던 70조3000억원보다 7조원이 늘어났다. 현대차는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 투자 30조9000억원, 설비투자(CAPEX) 38조3000억원, 전략투자 8조1000억원을 집행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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