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 생보사 보유 외화표시유가증권, 작년 상반기 91조→올해 상반기 101조
“외화표시유가증권 투자 늘릴 경우 환헤지 비용 발생…재무적 부담 증가 우려”

주요 생보사 외화표시유가증권 보유 현황.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국내에서 영업 중인 생명보험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표시유가증권의 총액이 1년 동안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사들이 외화표시 유가증권 투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국내 금리와 주식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은 해외 자산을 활용해 포트폴리오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과 높은 금리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외화 자산 보유를 통해 통화 분산 효과를 얻고, 장기적 수익률 확보에도 기여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보사들이 갖고 있는 외화표시유가증권의 총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101조582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91조8087억원보다 9조7740억원(10.6%) 많은 액수다.
외화표시유가증권은 말 그대로 외국 통화로 표시된 유가증권인데, 환율 변동에 따라 이익이나 손실이 발생한다. 해외채권, 해외주식, 국내 기업의 해외발행 외화표시채권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해외채권의 비중이 75% 내외로 가장 높다.
이런 외화표시유가증권 보유액 증가 폭 기준으로는 AIA생명이 최우위를 차지했다. AIA생명의 외화표시유가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3조19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조8944억원으로 1조8746억원(62.0%) 증가했다.
다음으로 메트라이프가 두 번째 자리를 점했다. 같은 기간 메트라이프의 외화표시유가증권은 1조5478억원에서 2조1485억원으로 6007억원(38.8%) 증가했다. 메트라이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달러보험 판매 호조에 따른 외화유가표시증권 취득 증가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양생명 28.8%(4조3077억원→5조5494억원, 1조2417억원) △한화생명 23.3%(12조1581억원→14조9997억원, 2조8415억원) △교보생명 19.6%(15조2710억원→18조2741억원, 3조31억원) △흥국생명 16.0%(2조9224억원→3조3921억원, 4696억원) △신한라이프 14.1%(3조9111억원→4조4661억원, 5550억원) 등의 순서로 10%대 이상의 성장세를 그렸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이처럼 보험사들이 외화표시유가증권 투자에 집중하는 까닭은 자산 듀레이션과 부채 듀레이션의 차이 즉 ‘듀레이션 갭’을 줄이기 위함이다. 이 간극을 줄일수록 자본 적정성이 커지는데 보험부채 만기에 대응하는 장기채권 시장이 국내에는 미발달돼 있어 해외 투자로 몰린 탓이다.
실제로 국내 스왑 시장에서는 보험사들이 선호하는 장기 외화표시유가증권에 상응하는 만기의 환헤지 계약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보험사들은 부채의 만기가 길어서 장기투자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다만 보험사들이 외화표시유가증권 투자를 늘릴 경우 스왑 시장의 외화자금 부족으로 환헤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국내 보험사들의 재무적 부담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
이와 관련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열린 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보험부채 할인율의 현실화 속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절해 나가되 듀레이션 갭 기준을 마련하는 등 안정적인 금리리스크 관리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듀레이션 갭이 국내 보험사들의 외화표시유가증권 투자를 촉진하는 결정적인 요인임을 고려할 때 장기 원화자산 시장의 발전은 국내 보험사들의 외화표시유가증권에 대한 투자유인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 원화자산 시장의 발전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외화보험 활성화, 환율 변동 충당금 제도 도입 등을 통해 국내 보험사들의 환헤지 수요를 줄여나가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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