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亞 지역편중 한계 넘어선 도전…미국·유럽 동시 공략

시간 입력 2025-09-25 17:40:16 시간 수정 2025-09-25 17: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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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지점 개설로 유럽 주요 지역 네트워크 구축
동부 집중했던 미국법인, LA 교두보 삼아 서부 확장 나서
현지화 및 네트워크 강화는 장기 과제

하나은행이 글로벌 금융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동시에 겨냥해 신규 거점을 확대하며 내수 성장 한계와 국내 금융산업의 구조적 제약을 돌파하려는 움직임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가 단순한 채널 확장을 넘어, 글로벌 네트워크 경쟁 속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 미국·유럽 ‘투트랙 전략’ 가동…동남아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하나은행은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22년 만에 신규 채널을 열었고, 이달에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한국계 은행 최초 지점을 개설했다. 미국 서부 시장과 동유럽 핵심 거점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양대 금융권역을 잇는 ‘투트랙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브로츠와프 지점 개설로 하나은행은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헝가리, 체코 등 기존 거점과 더불어 유럽 주요 지역을 포괄하는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동부 위주의 영업망에서 벗어나 서부까지 확대함으로써 균형 잡힌 사업 기반을 갖추게 됐다.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 성장은 더디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사의 해외점포가 지난해 기준 469개에 달했지만, 약 3분의 2가 아시아에 집중돼 지역 편중이 심각하다”며 “현지 고객 기반 확대와 네트워크 다변화 없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한계를 고려할 때 하나은행의 미국·유럽 동시 공략은 기존 패턴을 벗어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은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 위상이 절대적이며, 유럽은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전환을 축으로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어 선제적 진입의 의미가 크다.

하나은행은 23일(현지시각) 폴란드 남부 최대 공업도시 브로츠와프에 지점을 개설했다. 이날 개점식에 참석한 이호성 하나은행장(사진 왼쪽에서 세번째)이 내외빈과 함께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 글로벌 위상 제고의 시험대…현지화·협력 강화가 관건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가 단순한 지점 개설만으로 보장되지는 않는다.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 서비스, 정책금융기관 및 현지 은행과의 협력, 그리고 국가 간 네트워크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하나은행은 이번 폴란드 진출을 계기로 현지 최대 상업은행 PKO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투자은행(IB) 업무, 무역금융, 환거래 서비스 등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단순 채널 확장을 넘어 실질적인 현지화 기반을 마련하려는 시도다.

브로츠와프가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 기업이 몰려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자동차 부품과 물류 인프라 중심지로서 기업금융 수요가 풍부한 만큼, 현지 기업과 한국계 기업을 아우르는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여지가 크다.

하나은행의 미국·유럽 동시 공략은 국내 금융산업 전반에도 의미를 던진다. 내수 시장 포화와 저성장 구조 속에서 글로벌 시장은 피할 수 없는 선택지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 은행의 위상은 여전히 제한적이며,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성공 여부는 현지화 수준과 협력 전략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폴란드에서 한국계 은행 최초로 지점을 개설한 것은 뜻깊은 성과”라며 “한국 기업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과 함께 현지 금융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하나은행의 이번 행보는 한국 금융산업이 ‘아시아 편중’이라는 기존 한계를 넘어,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의 새로운 지형을 그려갈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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