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인 ‘엑스펑모터스코리아’ 설립 등기 마쳐
한국 진출 의지 드러내…산업 생태계 변화 전망
中 공급 과잉 여전…선진국 진출 교두보 분석도

샤오펑이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선보인 전기차.<사진=연합뉴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Xpeng)이 한국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비야디(BYD)와 지커(Zeekr)에 이어 중국 전기차 업체 중 세 번째 한국법인 설립이다. 테슬라 모델Y를 필두로 한 가성비 전기차 경쟁 대열에 합류하는 샤오펑이 BYD처럼 국내 시장에서 두각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샤오펑 한국 진출 초읽기…조직 구축 작업 본격화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샤오펑은 최근 ‘엑스펑모터스코리아(XPeng Motors Korea)’라는 이름의 한국법인 설립 등기를 마쳤다.
법인 소재지는 서울 양천구 은행정로 54다. 정식 사무실이 아닌 법인 설립을 위한 공유 오피스 형태다. 자본금은 1억5000만원이며, 중국 국적의 1984년생 리 야차오가 단독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샤오펑이 한국법인 설립 등기를 마친 만큼 한국 사업을 총괄할 대표를 물색해 선임하고, 딜러 네트워크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통 중국 기업은 해외 진출 시 중국인을 법인장으로 선임하고, 최고경영자(CEO)로 현지인을 채용한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BYD가 대표적이다. BYD코리아는 지난 1월 승용차 브랜드 출범을 알리며 딩하이미아오 법인장을 유지하면서 BMW그룹코리아 출신의 조인철 승용 부문 대표를 임명했다.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도 마찬가지다. 지커는 지난 2월 한국법인인 지커인텔리전트테크놀로지코리아를 설립했고, 임현기 전 아우디코리아 대표를 한국사업 총괄로 선임했다.
샤오펑은 2014년 설립 이후 10년 만에 BYD, 지커 등과 함께 중국 전기차 빅5로 성장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휴머노이드 로봇,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표방한다.
특히 샤오펑은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한국 진출에 대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재키 구 샤오펑 기술위원회 회장은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고 구체적인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샤오펑 고위 관계자가 국내에서 제기돼온 한국 진출설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YD와 지커에 이어 샤오펑까지 국내 전기차 시장에 합류하면서 가성비 전기차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테슬라가 지난 5월 신형 모델Y를 내놓으며 단숨에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로 올라섰고, BYD는 아토3를 앞세워 지난달까지 1947대를 판매해 수입 전기차 시장 3위에 안착했다. 최근에는 씰과 씨라이언7도 출시하며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모두 갖춘 모델을 들여오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국내 소비자로서는 선택 폭이 넓어지지만, 국내 산업 생태계 변화를 불러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BYD 씨라이언7.<사진제공=BYD코리아>
◇한국 밀어내기?…선진국 진출 교두보 해석도
BYD를 필두로 지커, 샤오펑 등 중국 전기차 업체가 한국에 눈길을 돌리는 이유로는 중국 내수 시장의 과잉생산 문제가 먼저 꼽힌다. 최근 석유화학, 철강 업계를 중심으로 대두돼 온 중국발 공급 과잉 문제가 국내 자동차 시장으로 확대된 것이다. 중국 내 잉여 생산분을 싼값에 해외로 밀어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중국의 신에너지차 시장 침투율은 2019년 4.7%에서 2023년 31.6%로 증가했지만, 캐파(CAPA·생산능력) 확대가 더 큰 폭으로 이뤄지면서 실제 가동률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동률은 해당 산업의 생산능력과 실제 생산량을 바탕으로 계산한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대부분 내부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중국 전기차 브랜드는 52개, 전기차 모델은 187개였고 지난해 말 중국 내 전기차 평균 판매 가격은 전월 대비 9.6% 하락한 22만5000위안(약 4455만원)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과 미국이 잇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높은 무역장벽을 세우면서 한국이 중국 업체의 수출 선택지로 떠올랐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중국산 수입 전기차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최고 45.3%로 인상했고, 미국은 25%에서 100%로 대폭 올리기로 했다. 반면 수출 주도형 산업국인 한국은 대중 의존도를 고려하면 중국산 전기차 유입 억제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한국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선진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고 소비자 취향이 까다로운 한국 시장에 안착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한층 높인다는 시나리오다. 한국 시장이 선진국형 소비 동향을 파악하고 잠재 소비자를 발굴하기 위한 테스트베드를 맡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2023년 한국 내 자동차 판매량은 171만8000대로, 중국·북미·유럽을 제외하면 세계 4위 시장 규모다.
한국의 전기차 보급 속도가 느린 점도 중국 업체들로선 가격 경쟁력을 통해 파고들 만한 틈새시장으로 보일 수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총 163만8506대로 이 중 전기차는 14만6883대(9%)에 그쳤다. 2023년 기준 세계 평균은 18%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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