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신평사, 9월 신용등급 재조정서 롯데카드 신용등급 유지
수신 기능 없는 카드사, 신용등급 하락 시 조달 부담 ‘증폭’
수익성 감소·회원 이탈 가능성 커져…등급 하락 개연 마련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롯데카드가 9월 말 3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재조정에서 모두 ‘AA-(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해당 이슈가 실적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가적인 모니터링을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전문가들 역시 보안 문제와 같이 사회적 파장이 큰 이슈가 발생할 경우 수익성·건전성 지표가 떨어질 개연성이 큰 만큼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경우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신용등급 코스트가 떨어질 경우에는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악순환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3대 신용평가사는 매월 말 진행되는 카드사의 신용평가를 진행하며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 수준으로 유지했다. 고객 정보 유출 사태에 따라 신용평가 등급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우수한 시장지위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이 구축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신용등급을 유지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국기업평가는 고객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지속 모니터링을 강조했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고객지원 방안 실행에 따른 비용 지출은 작지 않은 수준이며, 과징금 부과 수준과 부정사용 발생 여부에 대해 추가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 과정에서 위규사항 발견 시 추가 제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고객 정보 유출 사고 발생은 실적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회원유치 감소에 따른 수익기반 위축 또한 불가피한 점을 감안하면 신용도 관리 필요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고객 정보 유출과 같이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이슈의 경우 큰 지표의 변동성 없이도 신용등급을 떨어트릴 수 있는 요소가 될 거라 봤다. 단기간의 건전성·수익성 지표 변화 없이도 향후 해당 지표가 하락할 것이란 개연성이 충분한 만큼, 지표 조정 역시 이뤄질 수 있다는 게 골자다.
한국신용카드학회 학회장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워낙 대규모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만큼, 그 후폭풍으로 수익성 악화나 고객이탈 발생, 결과적으로 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면 신용평가사들은 사전적으로 신용등급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롯데카드의 경우 올 초부터 팩토링 대출과 홈플러스 사태 등이 맞물리며 총자산이익률이 0.4%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여러 요소가 맞물리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개연을 마련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렇게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카드사는 조달비용 부담을 한몸에 받게 된다. 이는 곧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만기가 돌아오는 차환비용이 증가해 향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어 악순환에 갇히게 된다.
서 교수는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경우 시장성 수신으로 자금을 빌리기 때문에 시장금리에 따라 영향을 직격으로 받는데, 신용등급이 떨어질 때마다 코스트가 급격하게 증가해 수익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차환비용이 증가해서 향후 조달 부담이 계속 커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9월 18일 서울 중구 소재의 부영태평빌딩에서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이지원 기자>
이에 앞서 3대 신평사는 해킹 사고 직후 일제히 롯데카드의 고객 유출 사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보인 바 있다. 과징금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신용도 저하에 따른 고객 이탈이 우려되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이 골자다.
실제로 롯데카드가 이번 사태에 따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롯데카드는 297만명 정보 유출 고객 전원에 대해 무이자 10개월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올 상반기 롯데카드가 고객들에게 벌어들인 누적 할부 수수료 수익이 2946억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수익 저하는 물론 관련 비용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카드 결제의 핵심 정보인 CVC(카드 뒷면 세 자리 숫자)까지 유출된 28만명의 고객은 부정사용 거래 가능성이 있는 만큼, 롯데카드는 이들 회원에게 카드 재발급을 즉시 진행하고 차년도 연회비를 한도 없이 면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른 손실 규모만 최소 56억원 가량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과징금 규모도 롯데카드의 수익성 저하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신용정보법이 적용될 경우에는 해킹으로 인한 정보 유출 시 과징금 상한이 50억원 정도이나,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될 경우에는 800억 규모까지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개인정보보호법 제64조의2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자가 처리하는 개인정보가 분실·도난·유출·위조·변조·훼손된 경우 해당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전체 매출액의 100분의 3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지난해 롯데카드의 매출이 2조700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했을 때, 과징금 한도는 최대 810억원에 달한다. 이는 롯데카드의 2025년 추정 당기순이익 879억원의 90.8%에 달하는 수준이다. 다만 올 4월 SKT의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과징금이 매출의 1% 수준인 것을 감안했을 때 실제 부과되는 과징금은 한도 대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회원이탈이다. 실제로 고객 유출 이후 9월 1일부터 23일까지 고객 정보가 유출된 297만명 가운데 카드를 정지하거나 해지한 고객은 각각 11만6719명, 4만2014명으로 집계됐다. 약 15만명에 달하는 인원이다.
앞서 지난 2014년 2월 협력업체인 신용정보회사 직원에 의해 고객 정보가 유출되면서 신용카드 3개사(KB국민·롯데·NH농협카드)의 해당 사고 이후 약 13일간 카드해지율은 3개사 합산 기준 8.4% 수준에 달했다.
영업정지제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영업정지 기간은 3개월이나 최대 6개월까지 가능하다. 최근 카드업계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영업정지 조치가 이뤄질 경우 영업기반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시선이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번 사고로 인한 회원이탈과 신뢰도 하락은 중장기적으로 신용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고객 정보 유출로 인한 사회적 파장은 상당한 수준으로 고객 해지(탈회)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은 일정 수준 불가피할 전망이며, 또한 회원기반 유지 및 회복을 위한 중장기적 마케팅비용 부담 증가도 잠재된 리스크”라고 말했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브랜드 이미지 저하에 따른 회원유치 감소로 수익기반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전체 회원 대비 연간 신규유치 개인회원 비중이 10%대인 점을 감안하면 신규회원 감소가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고, 피해규모가 예상보다 확산될 경우 기존회원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지원 방안 실행에 따른 비용 지출도 작지 않은 수준”이라며 “카드 재발급, 연회비 면제, 무이자 서비스 제공 등 고객지원에 따라 수십억원 규모의 지출이 예상되며, 일회성 지출을 제외하더라도 향후 5년간 11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관련 투자 이행은 중장기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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