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직격탄 맞은 한국GM…4년 만에 ‘적자 전환’ 위기

시간 입력 2025-10-02 07:00:00 시간 수정 2025-10-01 16: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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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트럼프 관세’ 손실액 중 절반은 한국GM서 발생
관세 부담 1조원 초과 예상…연간 적자 가능성 커져
철수설도 불거져…2028년 생산 계획에도 불안감 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이 지난 5월 15일 GM 한국사업장 창원공장 임직원들과 미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GM>

한국GM의 흑자 행진이 4년 만에 멈출 위기에 놓였다.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대미(對美) 수출 손실이 계속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노조와 임금 교섭을 매듭지으며 4년 후 미래를 약속했지만, 올해 적자 전환이 현실화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GM 손실의 절반은 한국GM 탓…매달 2500억원 손해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4조3771억원, 영업이익 1조3567억원, 순이익 2조2077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적자 전환 이후 9년 만인 2022년 적자 고리를 끊은 뒤 3년 연속 흑자 행진이다.

한국GM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47.2% 급증했다. 2년 전인 2022년 순이익 2101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0배 넘게 뛰어오른 수치다.

호실적은 수출이 이끌었다. 한국GM의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포함한 전체 판매량 49만9559대 가운데 수출량은 47만4735대로 95%에 육박했다. 이 중 미국으로 수출된 물량은 41만8782대로 전체 판매량의 88.2%에 달했다. 한국GM이 글로벌 GM의 ‘수출 하청 기지’로 불리는 이유다.

수출 견인차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파생 모델인 뷰익 앙코르 GX,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파생 모델인 뷰익 엔비스타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해 신차 효과 희석으로 전년 대비 16.1% 빠진 17만8852대가 수출됐고,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36.9% 오른 29만5883대가 수출됐다.

글로벌 시장 수출을 위해 대규모 선적 중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사진제공=한국GM>

한국GM은 지난 수년간 수익성 확보를 위해 내수 시장보다는 수출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이는 다른 중견 완성차 업체인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도 마찬가지지만, 한국GM은 유독 수출 의존도가 크다는 평가다.

미국 GM 본사가 설계한 한국GM의 이런 전략적 선택은 결국 독이 돼 돌아왔다. 지난 7월 말 한미 무역 협상 이후 최대 난관인 3500억달러(약 49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두고 후속 협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탓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면서 한국GM은 대미 자동차 관세 25%를 물며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GM의 올해 2분기 관세부담액 11억달러(약 1조5500억원) 중 절반 수준인 5억5000만달러(약 7700억원)가 한국GM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25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낸 셈이다. 한미 무역 협상이 길어지며 관세부담액이 계속 쌓일 경우 GM이 한국GM의 지속 가능성을 재평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미 무역 협상 장기화로 한국GM이 지난 3분기에 입은 손실을 고려하면 관세부담액이 1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올해 4년 만에 연간 적자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GM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관세 비용을 반영해 미국 권장소비자가격을 올릴 수도 있지만,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모두 가격에 민감한 소형 SUV인 탓에 이 역시 쉬운 결정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동결은 회사 손실을 키우고, 가격 인상은 시장 점유율을 낮추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GM 본사로선 한국GM의 수익성이 중요한 평가 지표로, 구조조정과 같은 변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GM 직영 서울서비스센터 전경.<사진제공=한국GM>

◇한국GM 철수설 수면 위로…노조 ‘고용 불안’ 여전

한국GM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두고 ‘철수설’은 자연스레 불거졌다. 한국GM 노사가 올해 임금 교섭 과정에서 합의안을 마련하며 2028년 이후 생산 계획이 수립돼 있다고 밝혔지만, 회사의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한국 시장 철수는 현실이 될 수 있다.

내수 부진에 따른 자산 매각을 놓고도 노사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GM은 올해 임금 협상 상견례가 예정됐던 지난 5월 28일 노조와의 사전 논의 없이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의 유휴 자산, 활용도가 낮은 일부 시설·토지 매각을 결정했다.

당시 한국GM 측은 자산 매각 결정과 관련해 “사업 효율성 확보를 위한 조치이며, 한국GM의 철수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고객 지원 서비스를 전국 386개 협력 정비센터에서 계속 제공하고, 매각 이후에도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근무 중인 직원의 고용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의 불안감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GM은 글로벌 사업장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투자 철회와 시장 철수를 단행한 사례가 많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본격화하자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설립 중이던 배터리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의 지분을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GM은 2019년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한국GM 군산공장의 문을 닫았다. 이에 앞서 GM은 2013년 호주에 이어 2015년 인도네시아와 태국 시장에서 철수했고, 2017년에는 유럽과 인도에서 현지 공장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철수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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