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외국인 300만명 ‘눈앞’…카드사, 외국인 특화 카드 출시

시간 입력 2025-10-05 07:00:00 시간 수정 2025-10-02 10: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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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신한·하나카드, 외국인 특화 카드 출시
하나카드, 실시간 외국어 채팅상담 서비스 도입

오는 2030년 국내 체류 외국인이 3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가 외국인을 겨냥한 카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외국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새롭게 마련하거나, 중국 무비자 여행 허용 정책에 발맞춰 관련 카드를 출시하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NH농협카드는 최근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금융 편의를 위해 ‘NH글로벌위드(NH GlobalWITH)체크카드’를 출시했다. NH글로벌위드체크카드는 만 12세 이상 외국인등록증을 소지한 외국인 고객이 발급대상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 고객이 선호하는 후불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하고, 외국인 고객 소비 분석을 통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하나카드는 외국인 손님을 위한 외국어 채팅상담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했다. 금번 선보인 외국어 채팅상담 서비스는 국적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보다 많은 손님이 편리하게 금융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됐다. 상담사는 한국어로, 손님은 자국어로 대화하면 AI 기반 번역 솔루션이 실시간으로 번역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재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태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등 7개 언어로 서비스가 제공되며, 향후 16개 언어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상담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하나은행 외국인 전용 일요영업점(전국 16개) 내방손님을 대상으로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또 신한카드는 지난 5월 해외송금 핀테크 기업 이나인페이(E9pay)와 제휴해 외국인 전용 신용카드 ‘이나인페이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총 16개국 언어로 상품 안내를 제공하며, GS25 편의점에서 24시간 카드를 수령할 수 있도록 해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신한카드는 외국인 발급 관련 자격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본인 소유 부동산 공시지가 일정 금액 이상인 경우 허용됐다면 본인 소유 부동산이 있는지 여부만 판단한다. 금융자산의 경우 기존은 거래기간과 관계없이 정기성 잔액이 5000만원 이상이어야 했지만 거래기간 1개월 이상, 잔액 1000만원 이상으로 허들이 낮아졌다.

같은 달 하나카드도 ‘하나 더 이지’ 카드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손님의 일상생활 및 여가활동 등 한국생활 패턴에 적합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는 설명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 더 이지 체크카드는 늘어나고 있는 국내 체류 외국인 손님에게 맞춤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준비한 하나금융그룹 ‘하나 더 이지’ 브랜드의 카드 상품이다”라며 “한국 생활 장기 거주 및 합리적인 소비활동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한중 무비자 여행 허용 정책을 정확히 관통한 카드도 출시됐다. 신한카드는 최근 중국 국제 신용결제 브랜드 유니온페이(UnionPay)와 협업해 ‘신한카드 Simple Platinum# Splendor Plus(이하 스플랜더 플러스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먼저 중국 본토에서 이용한 금액의 1.8%를 월 최대 600위안까지 캐시백 해 준다. 아울러 유니온페이의 중국 특화 서비스 플랫폼인 ‘SplendorPlus’를 통해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권 △상해 자기부상열차 및 특정 도시 지하철 요금 50% 할인 △중국 본토 내 메리어트 호텔 숙박 시 200위안 즉시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국내외 가맹점 이용 시에는 기본적으로 1%를 캐시백 해 준다. 대형마트(홈플러스·이마트·롯데마트), 대중교통, 이동통신요금 자동이체 거래 등 생활밀착 가맹점 이용 시에는 0.7%를 추가해 총 1.7%를 캐시백 해 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스플랜더 플러스 신한카드는 일상 속 실질적인 혜택과 더불어 중국 여행에 꼭 필요한 교통, 숙박, 외식 서비스를 동시에 담아낸 차별화된 상품”이라며 “최근 한중 교류 확대와 무비자 여행 허용으로 중국 방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스플랜더 플러스 신한카드가 고객들의 중국 여행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외국인 특화 카드로 눈을 돌리는 데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국내 결제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이 늘어나는 추세인 데다, 씀씀이도 커지고 있는 만큼 외국인 고객 유치를 통해 새로운 수익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65만783명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2021년(195만6781명)과 비교하면 3년 새 35.5% 늘어난 수준이다. 이민정책연구원은 오는 2030년 체류 외국인이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이민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의 신용카드 이용 지출총액은 2019년 3조4124억원에서 2023년 5조6282억원으로 64.94% 급증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의 소득 수준도 올라가며 소비 패턴 역시 점점 일반화되는 추세”라면서 “앞으로도 카드사 차원에서 외국인 고객의 생활 패턴과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상품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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