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두산 박정원號, SK실트론 인수로 체질 개선 이뤄낼까  

시간 입력 2025-10-17 07:00:00 시간 수정 2025-10-17 17: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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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 지분 70.6% 매각 협상 중
2022년 테스나 인수 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반도체 사업 육성 의지
인수 성공할 경우, 또 한번 M&A 통한 외형 성장 및 체질 개선 기대  

두산테스나 사업장 전경. <사진제공=두산테스나>
두산테스나 사업장 전경. <사진제공=두산테스나>

박정원 회장이 이끄는 두산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SK실트론 인수를 추진한다. 2007년 두산밥캣 인수로 유통업에서 중공업으로 그룹 체질을 바꾸는 데 성공한 만큼 또 한 번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 성장 및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현재 SK그룹과 SK실트론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인수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경영권 지분 70.6%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지분 29.4%는 제외됐다.

반도체 웨이퍼 전문 제조기업인 SK실트론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SK그룹에 편입된 후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매출은 2017년 9331억원에서 지난해 2조1268억원까지 성장했다.

SK실트론의 기업가치는 5조원이 거론되지만, 차입금 3조원을 제외하면 1조원 중반~2조원대로 추정된다. 두산은 최근 세부 실사에 돌입, 연말까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이 SK실트론 인수를 추진하고 나선 이유는 반도체 사업의 성장을 위해서다. 두산은 그룹의 3대 신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반도체 및 첨단소재를 낙점한 상태다. 이에 2022년 테스나를 4600억원에 인수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2022년 두산테스나 서안성 사업장에서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과정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두산그룹>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2022년 두산테스나 서안성 사업장에서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과정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두산그룹>

두산테스나는 국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1위 기업이다. 인수 당시 박정원 회장은 2027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연평균성장률(CAGR) 20%를 달성하고 반도체 테스트 분야에서 글로벌 톱5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박 회장은 테스나 인수 직후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산테스나는 지난해 이미지센서(CIS) 반도체 후공정(OSAT) 전문기업 엔지온을 인수하며 외형을 확장한데 이어 최근 1714억원 규모의 반도체 테스트 장비 양수를 결정하며 내부 설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성장세는 더디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기간 누적 손실은 223억원에 달한다. 실적 부진 여파로 지난 5월에는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밸류업지수에서 편출 되기도 했다.

두산이 SK실트론 인수에 성공할 경우, 2007년 두산밥캣 인수로 유통업에서 중공업으로 그룹 체질을 바꾸는 데 성공한데 이어 또 한 번 M&A를 통한 외형 성장 및 체질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실트론과 두산테스나가 직접적인 사업 연결고리는 없지만,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확대에 따른 외형 성장과 고객사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면서 “최근 지주사 지위를 내려놓은 만큼 그룹 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M&A를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SK실트론의 인수와 관련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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