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오너 3세 정유석 단독 대표 체제…상장폐지·실적 정체 과제 산적

시간 입력 2025-10-21 07:00:00 시간 수정 2025-10-20 16: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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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처리 위반 사태 후 김동연 부회장 사임
정 대표, 상장폐지 심사 앞두고 경영 시험대
신뢰 회복·재도약 해법 마련이 최대 과제

일양약품이 오너 3세인 정유석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 공동대표 체제와 비교해 경영권은 강화됐지만 회계처리 위반에 따른 상장폐지 리스크와 실적 정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정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김동연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회사 관계자는 “김동연 부회장은 대표이사직만 내려놓는 것”이라며 “정유석 사장 단독 대표 체제는 회사의 위기 대응 과정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유석 대표는 창업주 고(故) 정형식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정도언 회장의 장남으로, 2006년 일양약품에 마케팅담당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2년 해외사업·마케팅본부장, 2018년 부사장, 2023년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고 2년간 김동연 부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이번 대표 체제 전환은 지난 9월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일양약품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를 검찰에 통보한 사안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증선위는 공동대표였던 정유석 사장과 김동연 부회장, 담당 임원에게 해임권고와 직무정지 6개월, 과징금, 검찰통보 등의 중징계를 부과했다. 또한 일양약품에는 감사인 지정 3년 등의 제재를 내렸다.

증선위 조사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연결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중국 현지법인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를 연결회사로 처리해 재무제표를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이 과대계상됐으며, 규모는 2014년 637억원에서 2023년 1315억원까지 총 1조1495억원에 달했다. 또, 외부감사 과정에서 위조 서류를 제출한 사실도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오너 3세인 정 대표 대신 전문경영인인 김 부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석 대표는 단독 체제 전환으로 경영권을 강화했지만, 동시에 그룹의 위기를 해소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떠안게 됐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상장폐지 위기 해소다. 회계처리 위반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하면서 일양약품 주식은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2일 일양약품을 기업심사위원회 심사 대상으로 결정했으며, 오는 11월 6일까지 상장폐지 여부와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실적 정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양약품의 지난해 매출은 2689억원으로 전년(2666억원) 동기 대비 0.82% 올랐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10억원으로 전년(164억원) 동기 대비 32.8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247억원, 46억원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의 지분율은 4.23%로, 부친 정도언 회장(21.84%)에 비해 크게 낮다.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 성과를 입증해야만 향후 지분 승계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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