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험학회, 31일 ‘보험사 자산운용의 과제와 대안’ 정책세미나 개최
홍기훈 교수 “보험사 자산운용, 단순수익 아닌 민감도 정렬에 목표"
학계·현업·금융당국 등 참석…저성장 국면 속 보험사 자산운용 해법 찾기

홍기훈 홍익대 교수가 31일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사 자산운용의 과제와 대안’ 한국보험학회 정책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보험사 자산운용의 핵심은 단순한 수익 추구가 아니라 보험부채의 금리 민감도와 자산가치를 정교하게 일치시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불일치가 회계손익뿐 아니라 유동성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며, IFRS17 도입 이후 통합적 리스크 관리가 필수 과제로 부상했다고 입을 모았다.
31일 서울 여의도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한국보험학회 정책세미나 ‘보험사 자산운용의 과제와 대안’에서 홍기훈 홍익대 교수는 “보험부채는 일반적인 금융부채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장기적”이라며 “생명보험·연금상품의 듀레이션이 10~20년에 달하고 조기해지 옵션, 최저보증 이율이 내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보험사 자산운용의 목표는 단순 수익 추구가 아니라 현금흐름 매칭과 민감도 정렬에 있는 것"이라며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이 불일치하면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 변동성이 발생하며 이는 IFRS17 하에서 보험계약마진(CSM) 손익 시계화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자산은 부채 현금흐름 패턴 모방…ALM 실패는 유동성 위기 불씨"
홍 교수는 보험사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복제 전략’으로 지칭했다. 그는 “자산은 부채의 현금흐름 패턴을 모방하도록 구성돼 있기 때문"이라면서 “따라서 ALM 실패는 단순한 회계손익의 문제가 아니라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헤지 청산 등 강제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은 대부분 ALM 불일치에서 기인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IFRS17 도입 이후 자산운용이 회계·리스크·자본을 아우르는 체계적 의사결정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하며, “이제 손익은 현금이 아니라 평가손익 중심으로 인식되므로 자산 변동성이 곧 손익 변동성으로 직결된다”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현재 보험산업 자산배분의 큰 흐름으로 ▲고정수익 중심 회귀 및 듀레이션 재정렬 ▲사적신용·인프라·부동산대출 등 사적시장 제도권화 ▲연금부채 이관·연금매입 확대 ▲자산집약형 재보험(AIR) 및 역외 재보험 활성화 ▲상업용 부동산(CRE) 노출의 국지적 관리 ▲파생·유동성·담보 관리의 일상화를 제시했다.
특히 그는 “IFRS17 이후 재보험은 단순한 위험이전 수단이 아니라 자본·운용·회계 최적화를 위한 도구로 재해석되고 있다”며 “원보험사가 부채를 재보험사에 이전하고, 재보험사가 대규모 자산 포트폴리오를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연계당사자 거래의 투명성과 실체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2023~2024년 금리 상승 구간에서 세계 보험산업은 이자수익을 회복했지만 평가손익 변동성은 확대됐다”며 “기후·지정학 리스크로 비보험·재보험 시장의 변동성도 커졌고, ILS(보험연계증권)·재난채권 등 자본시장 기반 위험이전 수단의 중요성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송윤상 흥국화재 대표가 31일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사 자산운용의 과제와 대안’ 한국보험학회 정책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정말 현명한 자산운용 전략 필요…자본시장 토양 뒷받침 돼야"
뒤이어 김범 숭실대 교수는 ‘보험사 자산운용 진단과 과제’를 주제로 “국내 생명보험사의 성장은 지속적 도전과 압력으로 제한돼 있다”며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산운용 체계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감독당국의 지침에 앞서 이사회 중심의 투자정책 결정을 정착시키고, 거시경제 요인 확대로 인한 분산투자 제약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형진 성균관대 교수는 ‘AI를 이용한 자산운용’ 사례를 소개하며 “AI가 시장 패턴을 분석하는 데 유용하지만,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경쟁적 정보활동으로 인해 알고리즘의 효용이 점차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AI를 인간의 보조 도구로 활용할 때 시너지가 가장 크다”며 “인간과 AI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주제발표가 끝난 뒤에는 김재현 상명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홍지민 숭실대 교수, 김지훈 손해보험협회 상무,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최인규 교보생명 상무, 박정현 금융감독원 팀장이 패널로 분해 ‘보험사 자산운용의 과제와 대안’과 관련한 토론을 이어갔다.
이날 보험사 자회사 투자 한도 규제 완화 필요성이 거론됐다. 토론자들은 “미국은 보험업 자회사를 자산운용 한도에서 제외하고, 일본도 별도 승인 절차를 통해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며 “국내도 유연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자기자본의 60% 또는 총자산의 3% 중 낮은 비율까지만 자회사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규정이 2003년 이후 사실상 변하지 않아, 우량 매물에 대한 지분투자와 M&A 추진에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송윤상 흥국화재 대표는 “IFRS17 도입 이후 ALM 관리는 훨씬 어려워졌다”며 “보험부채 평가 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 것이 큰 부담”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듀레이션 매칭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현명하고 유연한 자산운용 전략이 필요하지만, 국내 자본시장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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