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원 오르면 수백억 손실…강달러에 떠는 대한항공

시간 입력 2025-11-27 07:00:00 시간 수정 2025-11-27 17: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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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비·리스료·정비비 모두 달러로 결제
대한항공 순외화부채 약 7조원…부담 커
LCC는 환율 상승에 더 민감…수익성 ‘뚝’
여행 심리 위축에 여객 실적 악화 우려도

대한항공 보잉787-10.<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787-10.<사진제공=대한항공>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넘게 1400원을 웃돌면서 국내 대표 국적사인 대한항공에 경고등이 켜졌다. 고환율에 취약한 항공업 특성상 진에어와 제주항공·티웨이항공 등 LCC도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강달러 현상 지속으로 여행 심리가 위축되면서 여객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타격 우려가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9원 내린 1466.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24일 1405원을 기록한 이후 1400원대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고환율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국적 항공사들은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통상 항공사 영업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인 약 30%를 차지하는 유류비는 물론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해외 체류비 등 고정 비용을 대부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특히 달러로 계산되는 외화환산손실 또한 늘어난다.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순외화부채는 48억달러(약 7조원)에 달했다.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48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대한항공은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비해 통화·이자율 스와프 등 파생상품을 활용하고 있다. 달러로 된 부채를 원화나 엔화 고정금리 부채로 바꾸는 방식이다. 다만 환율 압박을 계속 끌어안고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 상승하면 세전 순이익이 약 4600억원 줄어든다. 외화부채의 약 90%는 항공기 리스료 관련 부채다. 올 3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달러부채는 이미 4조원을 넘어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원·달러 환율 1400원 이상을 기준으로 삼아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 항공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LCC는 환율 상승에 훨씬 더 민감하다. 진에어는 환율이 10% 상승하면 약 310억원의 손실을, 제주항공은 환율이 5% 오르면 약 25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적 항공사들의 고환율 부담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대한항공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37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급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에만 175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각각 영업손실 550억원과 9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문제는 강달러 현상이 비용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환율 기조가 계속되면 해외여행 수요 감소로 여객 사업 실적이 쪼그라든다. 남은 4분기 동안 항공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심화해 적자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통 환율이 오르면 여행 심리가 위축되면서 항공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면서 “업계 최성수기인 3분기에도 실적을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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