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수익 창출 막힌 카드사, ‘개인사업자 대출’로 눈 돌린다

시간 입력 2025-12-21 07:00:00 시간 수정 2025-12-19 15: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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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잔액, 가계대출 DSR 규제 이후 감소세
개인사업자 대출로 눈 돌렸으나 건전성 확보 관건
당국, 대출금리 지적… 현대카드 15.95% 최대
카드업계, 새로운 수익원 창출 방안 놓고 고심

카드사들이 부족한 수익성을 카드론 이자수익으로 겨우 보전해 온 가운데, 최근 가계대출 규제로 카드론마저 규제 대상에 오르면서 난감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가계대출 규제를 상대적으로 피할 수 있는 개인사업자 대출로 일부 시선을 돌리고 있으나, 이미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상황에서 경기 둔화에 직면한 개인사업자 대출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높은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까지 지적하고 나서면서 카드사의 ‘돈 벌 구멍’은 점점 더 좁아지는 모양새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올해 9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8375억원으로, 전월(42조4483억원) 대비 1.44%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5월을 정점으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카드업계는 그간 모자란 수익을 카드론 등 대출 상품 수익으로 보전하기 위해 카드론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실제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12월 소폭 감소한 뒤 올해 2월 말까지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42조3873억원이던 카드론 잔액은 올해 1월 42조7310억원, 2월에는 42조9888억원까지 늘며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격적으로 확대됐던 카드론 잔액이 감소세로 전환한 데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기존 ‘기타대출’로 분류되던 카드론을 ‘신용대출’로 포함시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편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연소득의 100% 이내로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조치로, 카드사 입장에서는 카드론 취급 여력이 크게 줄어들게 된 셈이다.

여기에 지난 7월부터는 스트레스 DSR 규제도 적용됐다. 대출 심사 시 1.5%의 가산금리가 더해지면서 대출 한도가 추가로 축소되는 구조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카드사들은 카드론 수익을 대체하기 위한 방안으로 개인사업자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카드사가 사업자금을 목적으로 제공하는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이다.

그동안 개인사업자 대출은 그룹 내 은행과의 영업 시너지를 내기 쉬운 은행계 카드사를 중심으로 취급돼 왔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 일부 은행계 카드사와 BC카드 정도만이 해당 상품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현대카드가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며, 2022년 4월 판매를 종료한 이후 약 3년 만에 재출시에 나섰다. 삼성카드 역시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론은 6·27 대책 이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직접 적용받는 반면, 개인사업자 대출은 가계대출이 아닌 만큼 현재 3단계 DSR 규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카드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덜한 수익원으로 평가된다.

다만 가장 큰 문제는 건전성이다. 이미 카드사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둔화 국면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할 경우 연체율이 추가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개 카드사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대환대출을 포함한 1개월 이상 연체채권비율(실질 연체율)은 평균 1.69%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60%) 대비 0.0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로 자영업자의 상환 여력도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 수는 100만8282명으로 전년보다 2만1795명 늘었으며,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폐업 가운데 개인사업자 비중은 91.8%에 달했다. 지난해 개인사업자 폐업률은 9.52%로, 법인사업자 폐업률(5.80%)보다 3.72%포인트 높았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카드사 등 2금융권 저소득(하위 30%) 개인사업자의 올해 2분기 대출 잔액은 48조8000억원으로, 직전 분기(46조3000억원) 대비 2조5000억원(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1.92%에서 2.07%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통해 “최근 자영업 취약차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연체 진입률과 지속률이 모두 상승하며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장기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를 지적하고 나선 점도 부담 요인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5일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여신금융포럼 축사에서 “카드사는 사업자 대출 금리 인하 등 상생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사업자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신한·현대·KB국민·우리·BC카드 등 5개 카드사의 평균 사업자대출 금리는 14.07%로 집계됐다. 카드사별로는 현대카드가 15.95%로 가장 높았고, △우리카드 13.78% △KB국민카드 13.77% △신한카드 13.72% △BC카드 13.13% 순이었다.

또 5개 카드사의 신용점수 900점 초과 차주 대상 사업자대출 평균 금리는 12.45%로, 동일 구간 카드론 평균 금리(10.20%)보다 약 2.25%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는 줄고 카드론은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이자수익마저 막히면 카드사로서는 사실상 수익 방어 수단이 사라지는 상황이어서, 업계 전반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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