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결국 서학개미 마케팅 중단…증권업계는 ‘난감’

시간 입력 2025-12-19 17:30:00 시간 수정 2025-12-19 17: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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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증권사에 해외주식 경쟁 질타…“부당 마케팅 적발시 해외주식 영업중단 조치”
증권사 해외주식 수익, 국내주식의 절반 달해…‘개별 금융사 영업활동 단속 지나쳐’ 지적도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해외주식 마케팅 ‘금지령’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에 따라 그간 증권사의 주 먹거리 중 하나였던 해외주식 수익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일각에서는 고환율의 원인을 반드시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때문인 것으로만 볼 수 없음에도, 당국이 증권사의 영업 활동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8일 오전 이찬진 금감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 증권업계의 해외주식 경쟁을 질타하고 나섰다. 간담회에는 미래에셋‧토스‧키움‧메리츠증권 등 주요 증권사 관계자들이 소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를 뒷전으로 한 채 눈앞의 단기적 수수료 수입 확대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날 이 원장은 ‘투자자 이익보다 실적을 우선시하는 증권사 영업 행태’를 강력히 질타하고,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8월 말 기준 개인 해외주식 계좌의 49%는 손실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파생상품 손실액은 10월 말 기준 3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증권사들은 신규가입 시 해외투자 지원금을 제공하거나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의 현금성 이벤트를 무기한 중단키로 했다. 해외투자 광고 또한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감원은 부당한 마케팅 행위가 적발시 해외주식 영업 중단 등 중징계 조치까지 불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치가 투자자 보호보다는 고환율 문제를 업계에 ‘전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고환율의 원인으로 ‘서학개미(해외주식 개인투자자)’가 지목된 것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장의 언급으로 인해 본격화됐다. 앞서 이 총장은 지난달 27일 간담회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아니라 내국인의 해외투자 쏠림이 주요 요인”이라고 진단하며 “젊은이들에게 왜 그리 해외투자를 많이 하냐고 물었더니 ‘쿨하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언급했다.

당시 이찬진 원장은 이러한 발언을 두고 “개인적으로는 오죽하면 청년들이 해외투자를 하겠느냐 정서적으로 공감한다”며 다른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환율 상승 국면이 길어지면서 당국이 진화에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국내 투자자들의 ‘서학개미’ 열풍이 이어지면서 증권사로서는 쏠쏠한 먹거리가 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수수료수익은 1조6503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79.6%이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만에 이미 전년 연간 수익(1조4431억원)을 추월한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 수수료수익(3조5333억원)에 비해도 절반에 가까운(46.7%) 수준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현금성 이벤트도 갈수록 치열해졌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증권사 4곳이 이벤트 참여 고객을 대상으로 유관기관제비용 면제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자료에 따르면 KB증권은 올 1~8월 9597개 계좌에 대해 유관기관제비용을 부담해 9억1500만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미래에셋증권도 같은 기간 2만5839개 계좌에 5억48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당국이 개별 증권사의 마케팅 활동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특히 해외투자의 주체가 비단 ‘서학개미’뿐만이 아닌데다, 고환율의 원인을 해외투자 증가로 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의 외화증권 투자 잔액은 4902억1000만달러로, 직전 분기 말 4655억3000만달러 대비 246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625억달러나 늘어났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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