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5일제 외친 ‘강성’ 이종철…현대차 노사, ‘악화일로’ 걷나

시간 입력 2025-12-19 17:30:00 시간 수정 2025-12-20 0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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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부규 후보 제치고 득표율 54.6%로 지부장 당선
퇴직금 누진제 도입·주 35시간제 시범 시행 공약
공장 소재지 출신 가산점도…노사 갈등 심화 전망

이종철 현대차 노조 지부장 당선자.<사진제공=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이종철 현대차 노조 지부장 당선자.<사진제공=현대자동차 노동조합>

국내 최대 단일 사업장 노조인 현대차 노조를 강성 출신인 이종철 당선자가 이끌게 되면서 향후 노사 관계 악화가 예상된다. 퇴직금 누진제 도입, 주 35시간제 시행, 공장 소재지 출신자 대상 가산점 부여 등 공약을 내건 만큼 내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노사가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19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에 따르면 최근 11대 임원 선거 결과 총 4만2593명의 유권자 가운데 이종철 후보가 1만7879표(54.6%)를 얻으며 당선됐다. 임부규 후보는 1만4228표(43.44%)를 얻었다.

이종철 신임 지부장은 강성 성향 현장 조직인 금속연대 소속으로 1996년 현대차에 입사했다. 이후 노조 대의원, 울산4공장 사업부 대표, 단체교섭 위원, 울산지방노동위원회 노동자 위원 등을 맡았으며, 지부장 선거에는 이번에 처음 출마했다. 2008년에는 노동법 개정 반대 투쟁 관련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강성 노조원으로 평가받는다.

이 신임 지부장은 이번 선거에서 ‘조합원 중심 현장권력 복원’을 기치로 내걸었다. 공약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퇴직금 누진제 도입과 주 35시간제 시범 시행이다.

퇴직금 누진제는 근속연수가 길수록 퇴직금 지급률을 높이는 것이다. 이 신임 지부장은 근속연수가 5년 이상 10년 미만일 때는 2개월 치, 10년 이상 15년 미만 3개월 치, 15년 이상 20년 미만 5개월 치, 20년 이상이면 7개월 치 누진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평균임금이 1000만원일 때 28년을 근속했다면 일반적인 퇴직금은 2억8000만원이지만, 이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하면 7000만원을 더 지급받아 총퇴직금은 3억5000만원이 된다. 임금과 관련해 직군·직무별 수당 인상, 통상임금 산입 범위 확대, 상여금 800% 쟁취 등도 추진한다.

현대차 울산1공장 아이오닉·코나 생산라인.<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 울산1공장 아이오닉·코나 생산라인.<사진제공=현대자동차>

주 35시간 도입은 근로 조건 개선을 위한 공약으로 분석된다. 현재 주 40시간인 근무 시간을 연구·일반직과 전주공장부터 내년에 주 35시간으로 줄이고, 단계적으로 다른 공장까지 넓힌다는 구상이다. 사실상 연구·일반직은 주 4.5일제를 도입하는 것이고, 기술직(생산직)은 매일 근무 시간이 1시간씩 줄어들게 된다.

특히 이 신임 지부장이 당선 직후 주 35시간제 시행을 위한 전담팀(TFT)을 꾸리겠다고 공언한 만큼 관련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임금피크제 폐지,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한 정년 연장 등 단골 공약도 빼놓지 않았다.

정년퇴직 인원에 비례해 신규 채용을 대폭 늘리겠다는 공약도 있다. 울산·전주·아산·남양 기술직 신규 채용 시 해당 지역 출신자에게 가산점을 주겠다는 부분이 포함돼 있다. 고용 안정을 위해 전동화·자동화 공장과 해외 공장 운영에 노조 개입을 강화하는 방안을 도출하고, 친환경차 국내 우선 생산 협약 등도 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신임 지부장이 내놓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사측과의 단체교섭을 통한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이에 따라 공약 사항이 쟁점화할 경우 내년 노사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현대차 임단협에서는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도입을 둔 노사 간 극한 대립에 이어 노조의 파업 강행으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6년 연속 무분규 타결 기록이 깨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 노조의 원청 직접 교섭이 시작돼 금속노조 영향력이 더 커지게 된다”면서 “임금뿐만 아니라 단체교섭 측면에서도 사측의 부담이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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