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통’ 인재 심는 현대모비스…글로벌 공급망 확대 ‘안간힘’

시간 입력 2025-12-22 17:45:00 시간 수정 2025-12-23 06: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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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 출신 구매 전문가’ 장호영 부사장 영입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원가 경쟁력 확보 필수
그룹 차원 순혈주의 타파 움직임…리더십 정비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회사 컨트롤타워에 ‘구매통’ 인재를 심고 있다. 차량 모듈과 핵심 부품의 안정적 조달이 수익성을 결정짓는 만큼 구매 조직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그룹 차원의 외부 인사 영입이 본격화하면서 모비스 내부에서도 순혈주의 탈피 흐름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최근 장호영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구매담당 부사장을 영입했다.

장호영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경북고와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에서 오랜 기간 구매 업무를 총괄하며 글로벌 협력사 관리와 원가 경쟁력 확보를 주도했다. 2021년 삼성전자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네트워크사업부에서 구매 전반을 담당해 왔다. 네트워크사업부는 통신 장비와 관련한 대규모 글로벌 조달이 필수적인 조직으로 구매 역량이 사업 성과와 직결된다.

현대모비스 또한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와 마찬가지로 구매 부문의 역할이 크다.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의 완성차에 들어가는 차량 모듈과 핵심 부품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조달하느냐가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을 결정하는 탓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 속도를 올리면서 현대모비스 내 구매 조직의 전략적 위상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장호영 부사장 영입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 수장인 이규석 사장 역시 그룹 내 손꼽히는 구매 분야 최고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1965년생인 이규석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차·기아 구매전략실장(상무), 구매1사업부장(전무), 구매본부장(부사장) 등을 역임한 구매통이다. 2023년 12월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직에 오른 이규석 사장은 내부 체질 개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지난 8월 2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회사 미래 성장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모비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지난 8월 2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회사 미래 성장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모비스>

업계는 이규석 사장과 장호영 부사장을 필두로 하는 구매통을 중심으로 현대모비스의 구매 조직 강화가 계속 이뤄질 것으로 관측한다. 장 부사장은 기존 구매 업무에 더해 전동화, 전장, 차량용 반도체, 로보틱스 등 현대모비스의 미래 먹거리를 다루는 기획 업무에도 폭넓게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 부사장은 삼성전자에서 자문역으로 이동해 퇴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부품 조달과 원가 경쟁력 확보는 생존과 직결되는 요소”라며 “구매에 특화된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의 이번 ‘삼성맨’ 영입은 현대차그룹 전반으로 퍼진 외부 인재 영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해 11월 사장단 인사에서 영전한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대표적이다.

삼성그룹 공채 출신인 장재훈 부회장은 2011년 현대글로비스 글로벌사업실장으로 그룹에 합류했다. 지금은 정의선 회장의 ‘믿을맨’이자 최측근으로서 그룹 미래 사업의 전반적인 추진 방향을 조율하고 사업 간 유기적인 연계를 목표로 관련 부문을 총괄하는 핵심 인물로 자리 잡았다. 닛산 출신인 호세 무뇨스 사장은 1967년 현대차 창사 이래 57년 만에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현대차 CEO(최고경영자)인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며 순혈주의 타파를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올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도 외부 수혈로 리더십을 재정비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8일 전사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현대차·기아 R&D본부장(사장)에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 차량개발담당(부사장)을 승진 임명했다. 만프레드 하러 신임 사장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이후 제품 개발 전반을 아우르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량의 기본 성능 향상을 주도했다. 양희원 전 R&D본부장의 뒤를 이어 SDV 성공을 위한 기술 경쟁력 강화 미션을 맡게 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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