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中 공급과잉·EU 수출 강화…철강업계, 내년에도 ‘불황의 그림자’

시간 입력 2025-12-23 17:45:00 시간 수정 2025-12-24 07: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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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저가 공세·미국의 50% 고율 관세 내년에도 지속될 듯
유럽‧캐나다·멕시코 등 주요 수출국 무역 장벽도 강화되는 추세
정부의 저가 수입 철강재 유입 차단‧K-스틸법 등은 반등 요인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산업의 쌀’로 불리는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업황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저가공세로 인한 공급과잉과 미국의 50% 관세에 이어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멕시코, 인도 등이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어서다.

다만, 내년에는 정부의 저가 수입 철강재 유입 차단과 구조조정 지원 정책이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 시행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철강 수출액은 255억72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한국의 철강 수출이 5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철강 수출국 1위인 미국의 수출액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앞서 미국은 올해 3월부터 한국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6월부터는 이를 50%로 인상하면서 대미 철강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10월까지 국내 철강 수출액 255억7200만 달러…전년比 8%↓

실제로 7월 대미 철강 수출량을 살펴보면, 19만4000톤으로 1년 6개월 만에 20만톤 아래로 떨어졌다. 수출액은 2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고, 8월에는 2억2000만 달러(36.6%↓), 9월에는 2억 달러(14.7%↓)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중국의 저가공세와 미국의 고율 관세 등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포스코는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5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으나, 2년 전과 비교하면 20% 가량 줄었다.

현대제철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760억원으로 작년 연간 영업이익(1595억원)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2023년 3분기 누적(1조274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2년 새 82.8%나 급감했다.

양사는 관세 부담도 겪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약 4000억원에 육박한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각사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회사가 3월부터 12월까지 미국에 납부해야 할 관세 총액은 약 2억8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문제는 내년에도 철강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우선, 최대 수출 시장인 EU는 미국 관세에 강경 대응하는 과정에서 관세율을 대폭 올리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EU 집행위원회는 철강 무관세 쿼터를 전년 대비 47% 축소하고, 이를 초과한 물량에는 기존 25%에서 50%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해당 조치는 EU의 일반 입법 이행 절차를 거쳐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 만료 시점인 내년 6월 말까지 회원국 투표를 통해 도입될 전망이다.

여기에 캐나다와 멕시코, 인도 등 주요 수출국도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는 추세다. 캐나다는 당장 오는 26일부터 자국 철강 수입 관세 조치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한국을 포함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을 대상으로 저율관세할당 기준을 100%에서 75%로 낮추고, 철강 파생상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기로 했다.

멕시코도 한국과 중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최대 5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한다. 인도 역시 일부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해 부분적으로 부과했던 세이프가드 관세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스틸법 시행‧해외 시장 다변화로 수익성 개선 ‘기대’

다만, 반등을 이끌 수 있는 요인도 존재한다. 정부의 저가 수입 철강재 유입 차단과 구조조정 지원 정책이 본격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 시행에 따른 철강사들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 예정인 전기로 제철소 모형. <사진제공=현대제철>

올해 수익성이 하락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글로벌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시장 다변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행보다.

포스코는 최근 인도, 미국 등 해외 투자 사업을 담당하는 ‘전략투자본부’를 신설했고, 인도 1위 철강 기업인 JSW그룹과 일관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인도 푸네 완성차 클러스터 내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준공하고 상업 생산을 개시했다. 특히 양사는 2029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인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2026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철강업계가 2025년 상반기까지는 미국 시장으로의 선수출 및 미국 내 가격 인상 등의 요인으로 뚜렷한 관세 영향이 없었으나, 하반기부터는 대미 수출이 급감하며 고율 관세의 영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은 “건설 시장 부진의 장기화, 전력비 급등 등 생산비용 증가 요인 지속에 따라 전기로 제강, 철근 등 건설용 강재 생산능력의 감소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2026년부터 배출권거래제 4차 계획기간 시행으로 배출권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배출권 총량 축소, 유상할당 강화, 예비분 및 기업 감축 의무 확대로 생산 위축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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