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기 도입 준비하는 이스타항공…‘통합 진에어’ 견제 나서

시간 입력 2026-01-06 07:00:00 시간 수정 2026-01-06 17:38:42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보잉社 대형 항공기 B787 도입 본격 추진
기단 현대화·장거리 노선 신규 취항 포석
길어지는 자본잠식…재무 체력 확보 필요

이스타항공 항공기.<사진제공=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 항공기.<사진제공=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이 창사 이래 최초로 보잉의 대형 항공기인 B787 도입을 본격 추진한다. 전사 차원의 기단 현대화를 바탕으로 장거리 노선에 신규 취항해 ‘통합 진에어’를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내년을 목표로 대형기 B787 도입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9월 B787을 포함한 대형기 도입을 위한 사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이후 12월에는 보잉 측과 만나 대형기 수급 상황 확인, 수익성 검토 요청 등 구체적인 도입 논의에 착수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중·단거리용 중형기인 B737-8 10대와 B737-800 10대 등 총 20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이 중 신기재인 B737-8은 기존 기종 대비 연료 효율이 약 20% 높고, 기내 엔진 소음이 50% 이상 적은 차세대 항공기다. 이스타항공의 평균 기령은 7년으로, 경쟁 LCC(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과 진에어·티웨이항공의 절반 수준으로 낮다.

이스타항공의 대형기 도입 추진은 2007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만약 이스타항공이 세운 목표대로 내년 안에 B787 도입에 성공하면 창립 20주년에 맞춰 대형기를 띄우며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꿈의 여객기라는 뜻의 ‘드림라이너’로 불리는 B787은 1만km 이상의 항속거리를 갖춰 미주와 유럽·오세아니아 등 장거리 노선 운항에 적합하다. 이스타항공은 B787 도입을 추진하는 동시에 미국 LA(로스앤젤레스)와 호주 시드니 등 수요가 집중되는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첫 장거리 노선 취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의 대형기 도입 가능성은 경영난과 코로나19 팬데믹을 딛고 3년 만에 재운항에 나선 2023년부터 꾸준히 거론됐으나, 회사 측이 대형기 도입 추진을 공식화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기단 20대 체제를 구축하며 일정 수준의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만큼 중장기 성장 전략의 다음 단계로 대형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단 확대에 투입되는 비용은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6월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일부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신규 기재 도입 TF가 결성되고, 제조사와 대형기 수급 상황을 확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도입 여부와 시점이 확정되면 공식 발표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오른쪽 일곱 번째)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에서 20호기 도입을 맞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이스타항공>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오른쪽 일곱 번째)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에서 20호기 도입을 맞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이 기단 현대화와 장거리 노선 신규 취항에 나선 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중심으로 한 LCC ‘빅3 체제’ 재편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대한항공의 LCC 계열사인 진에어는 최근 공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내년 1분기 안에 진에어로 통합한다고 선언했다. 통합 진에어 출범이 가시화한 만큼 이스타항공으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이스타항공은 국내 PEF(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2023년 1월 성정으로부터 지분 100%를 4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재무적 지원과 과거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기재 도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다만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만큼 재무 건전성 확보가 절실하다.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률은 2023년 말 34.6%에서 2024년 말 199.4%로 뛰어 올랐다. 자본잠식률이 100%를 넘는다는 건 쌓인 손실이 자본금을 초과했다는 뜻으로, 통상 완전자본잠식이라 불린다. 이스타항공은 2024년에만 영업손실 374억원과 순손실 254억원을 떠안으며 전년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과 공급 과잉 악재가 겹치면서 이스타항공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기단과 노선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충분한 수준의 재무 체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