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재편 마친 정기선號…HD현대 ‘매출 100조’ 드라이브

시간 입력 2026-01-07 07:00:00 시간 수정 2026-01-06 16: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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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HD현대중공업·HD건설기계 출범 진두지휘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선택과 집중 전략 펼쳐
5년 내 그룹 매출 100조원 목표…리더십 ‘시험대’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 1일 HD건설기계 울산캠퍼스에서 열린 ‘HD건설기계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HD현대>

지난해 HD현대 수장에 오른 정기선 회장이 올해 그룹의 새로운 도약에 드라이브를 건다. 통합 HD현대중공업과 HD건설기계 출범으로 대표되는 조선·건설기계 사업 재편을 발판 삼아서다. 정 회장은 HD현대그룹 연 매출 100조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사적인 체질 개선과 신사업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시너지 극대화

7일 업계에 따르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사장단 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한 지 16년 만이다. 이로써 HD현대는 1988년 정몽준 전 회장의 정계 진출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이후 37년 만에 오너 3세 경영 체제로 다시 전환했다.

정 회장의 첫 구조 개편 성과는 통합 HD현대중공업의 공식 출범이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지난해 12월 모든 합병 절차를 완료하고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새출발을 알렸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앞으로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와 방산 분야 경쟁력 강화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HD현대는 기존 HD현대중공업의 함정 건조 기술력과 HD현대미포의 도크·설비·인적 역량을 결합한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2035년까지 방산 부문 매출을 약 10배 늘어난 10조원까지 확대해 회사 전체 매출을 37조원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HD현대 관계자는 “글로벌 1위 중·대형 조선사 간 합병이라는 점에서 시너지 극대화를 통한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신기술 선점을 통한 차세대 신기술 확보도 추진한다. 양사의 연구개발(R&D)·설계 역량을 모아 중형선에서 대형선으로 신기술 적용을 확장하는 것이 골자다. 최근 북극권 개발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 시장에서도 시장 진입 기회를 노릴 계획이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조선·해양 부문의 연간 수주 목표로 잡은 233억1000만달러 달성에 도전한다. 지난해 수주 목표 금액인 180억5000만달러보다 29.1% 높은 수치다. 계열사별로는 HD현대중공업 177억4500만달러, HD현대삼호 49억달러, HD현대중공업필리핀 6억6000만달러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81억6000만달러(133척)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180억5000만달러의 100.6%를 달성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2만2000㎥급 LCO₂운반선 ‘액티브(ACTIVE)’호.<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HD건설기계’ 새출발…엔진·AM 사업 육성

정 회장이 합병을 진두지휘한 HD건설기계도 새해 첫날 공식 출범했다. HD현대의 건설기계 부문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은 국내 1·2위 건설기계 기업 간 결합을 뜻한다. HD건설기계는 울산·인천·군산과 인도·중국·브라질·노르웨이 등 국내외 생산 거점을 갖춘 연 매출 8조원 규모의 국내 최대 종합 건설기계 기업이 됐다.

HD건설기계는 2030년 매출 14조8000억원을 목표로 한다. 주력 사업인 건설장비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높은 엔진과 애프터마켓(AM) 등 사업을 키운다. 건설장비 브랜드인 현대(HYUNDAI)와 디벨론(DEVELON)의 듀얼 브랜드 운영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 생산 체계 구축도 병행한다. 지난해 한국과 유럽에 선보인 차세대 신모델은 올해 상반기 북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선택과 집중 전략도 펼친다. HD건설기계는 브랜드별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중복 라인업을 줄이고, 구매·물류 등 공통 비용 영역에서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차세대 신모델의 원가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영업·AS망을 총동원하고, 발전·방산·친환경 동력원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는 엔진 사업과 선진 시장을 겨냥한 콤팩트 장비 사업 등도 신성장 축으로 키운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왼쪽 여섯 번째)이 지난 1일 HD건설기계 울산캠퍼스에서 열린 ‘HD건설기계 현판 제막식’에서 문재영 HD건설기계 사장(왼쪽 일곱 번째)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HD건설기계>

◇5년 내 그룹 매출 100조원 목표…‘AI 전환’ 가속

정 회장은 최근 그룹 경영전략 회의를 열고 조선·건설기계·에너지·신사업 등 그룹 전 사업 부문의 경영전략을 점검했다. 조선 발주 사이클 둔화, 미국·유럽·중국 등 보호무역주의와 현지화 정책 강화, 중국 등 경쟁기업의 거센 추격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향후 5년 내 그룹 매출 10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성장 비전으로는 친환경·디지털·AI 전환 가속화, 핵심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신성장 분야 육성 등을 제시했다. 핵심은 조선 분야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과 건설기계 분야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다.

실적이 부진한 정유·석유화학 사업은 원가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린다. 전력기기 사업은 생산능력을 확충해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처하고, 중·저압 차단기 시장에서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로보틱스, 자율운항, 전기추진, 연료전지, 소형 원자로(SMR) 등 그룹의 미래 신성장 사업도 육성한다.

업계는 정 회장이 주도해 온 그룹 사업 재편의 두 축이 완성된 만큼 리더십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한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가 마스가의 핵심 파트너가 된 데는 정 회장의 역할이 컸다”며 “앞으로는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로 리더십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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