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예금 급증에 당국 칼 빼들어…은행 외화상품 관리 강화

시간 입력 2026-01-20 17:16:43 시간 수정 2026-01-20 17: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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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달러 예금 잔액 127억달러…4년만에 최고치
잡히지 않는 원·달러 환율, 은행까지 총동원 방어
업계 “실효성 의문…근본적인 해결책 부재가 문제”

원·달러 환율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자 금융당국이 외화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 경영진을 소집했다. 시중은행들이 진행 중인 외화 상품 마케팅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기 위해서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소비자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조치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전날 시중은행 수석부행장들을 불러 달러예금 상품의 판매 현황을 점검하고, 관련 마케팅을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아울러 외화예금을 원화로 전환할 때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주문했다. 최근 개인의 달러 상품 투자가 환율 상승의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은행권의 달러 예금 잔액은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127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말 이후 4년 만에 최대 규모다.

달러 환율 변동성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 은행들은 원화 환전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이 가장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경영진을 소집한 당일, 신한은행은 외화예금 보유 고객이 원화로 환전할 경우 90% 환율 우대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이벤트는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진행되며, 개인 및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아울러 환전 고객이 원화 정기예금에 가입할 경우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해당 행사는 외화 입출금 통장인 ‘외화 체인지업 예금’ 상품을 통해 진행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정부 정책 방향에 부응해 환율 변동성 완화와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외화 관련 고객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같은 날 ‘외국환매입(예치)증명서’ 비대면 발급 서비스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외국환매입(예치)증명서는 해외에서 입금된 외화(달러)를 국내 은행을 통해 환전·입금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로, 해외 플랫폼으로부터 광고 수익을 받는 유튜버 등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부가가치세 신고 시 영세율 적용을 받기 위해 세무서에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사업자등록이 없는 개인 고객의 경우 외국환매입(예치)증명서 발급을 위해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지만, 이번 비대면 서비스 도입으로 발급 절차가 한층 간소화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의 접근성을 낮춰 원화 환전이 보다 활발해질 것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환율 상승을 억제할 근본적인 대책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 심리가 형성되지 않는 한, 은행이 우대 수수료를 제공하더라도 환율 방어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속적인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생산자물가는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수입물가 상승이 국내공급물가로 이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물가 상승 흐름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0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8원 오른 1474.5원에 출발하며, 1500원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수영 기자 / sw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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