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기차 판매량 50% 늘어…회복 국면 진입
중국발 물량 공세…BYD·지커·샤오펑 한국 정조준
테슬라, 가격 넘어 ‘FSD 구독’으로 승부수
현대차·기아, 상·하반기 전기차 라인업 총반격
국내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물량 공세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여기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라인업 반격이 맞물리며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벗어나며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26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신규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하며 3년 만에 역성장에서 벗어났다. 동시에 사상 처음으로 판매량이 20만대(22만177대)를 돌파했다. 정부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9360억원으로 확대하고,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교체할 경우 최대 100만원의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수요 확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BYD(비야디)는 국내 진출 첫해인 지난해 6107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판매 순위 10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이는 진출 첫 해 300여대가 판매됐던 테슬라보다 훨씬 빠른 확산 속도로, BYD는 단숨에 수입 전기차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올해는 2000만원대 보급형 전기차 ‘돌핀’을 앞세워 가격 기준선을 한 단계 더 낮출 전망이다. 지리자동차 산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 자율주행 기술력을 강점으로 내세운 샤오펑도 국내 진출을 본격화하며 경쟁에 가세한다.
중국 완성차 업차는 내수 시장이 둔화되자 한국을 비롯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승용차 수출은 2025년 연간 기준 약 700만대 이상으로 집계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가운데 친환경차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30년까지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9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가격 경쟁력에 더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무기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테슬라는 작년 말 한국을 7번째 FSD(Full Self-Driving, 감독형) 출시 국가로 지정하며 국내 도입을 본격화했다. 또 다음 달부터 기존 일시불 판매 방식 대신 월 구독 서비스로 전환해 진입 장벽을 낮추며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 물량을 기반으로 가격을 낮춘 데 이어, 자율주행 기술 경쟁의 축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는 국내에서 5만9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기아를 바짝 추격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과 테슬라 사이에서 샌드위치 압박을 받으며 반격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 플래그십 전기 SUV 제네시스 GV90을 시작으로 고성능 전기차 ‘마그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며, 기아는 상반기 EV3·EV4·EV5의 GT 모델을 순차적으로 투입해 라인업 공백을 빠르게 메운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가격 인하와 금융 혜택, 전기차 정비·배터리 서비스 강화 등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의 경쟁 축이 가격과 주행거리 중심에서 안정성과 브랜드 신뢰도로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전기차 선택에서 안전을 특히 중시하는 편”이라며 “모델과 브랜드가 늘어날수록 충돌 안전성, 배터리 관리 체계, 화재 대응 등이 실제 구매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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