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기업설명회·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전면 철회
소액주주·정부 반대 속 상장 대신 자금조달 검토
상반기 에식스 5000억 투자 지원 방안 모색

LS그룹이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소액주주 반대가 거센데다 정부의 비판적인 시각까지 더해지면서 IPO(기업공개) 추진 동력이 급격히 약화된 때문이다. LS그룹은 상장 철회를 계기로 ‘플랜B’로 거론되는 대체 자금조달 방안 등을 포함해 전체 전략을 다시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2차 기업 설명회를 포함한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LS그룹은 이번 주 중으로 2차 기업 설명회를 열고 청약 방식이 확정되면 구체적인 계획 및 배당·밸류업 정책 등 추가 주주환원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안내할 계획이었다.
LS그룹은 대표적으로 모회사 주주에게만 상장 회사의 주식을 별도로 배정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는 ㈜LS 주주를 대상으로 별도로 에식스솔루션즈 주식을 배정해 IPO 이후 성과를 공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관계 기관 및 주무부처와도 협의를 진행하면서,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관련 시스템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식스솔루션즈의 IPO에 제동이 걸린 것은 소액주주들이 들고 일어나면서 시작됐다. 소액주주들은 LS그룹의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은 중복 상장이라고 지적하면서 상장 철회를 요구했다. 소액 주주 연대와 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ACT)는 에식스솔루션즈에 대해 강력 저지에 나서겠다고 공표하면서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을 시작으로 LS그룹 내 주요 자회사의 연쇄적인 상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회사에 가져올 주주 가치 훼손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의 목소리는 대통령실까지 전달됐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오찬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이 중복 상장과 유사한 형태가 근절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국내 증시 저평가 이유 중 하나로 중복 상장을 문제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지배구조 리스크를 지적하면서 “회사를 갑자기 떼 분리 상장해서 알맹이를 쏙 빼가더라”며 “내가 송아지 밴 암소를 샀는데 송아지 주인이 남이다”고 말했다.
LS그룹은 적기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방안으로 중복 상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IPO를 통해 유입된 자금 전액을 미국 내 설비 투자에 사용하는 만큼, ㈜LS의 부를 빼돌리는 것이 아니라, 자회사의 덩치를 키워 모회사의 지분가치를 동반 상승시키는 ‘가치 증대형’ 형태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주주와 정부의 우려를 배제하고 강행하기에는 어려웠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가증권시장 내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 곳은 LS뿐이다”며 “사실상 이 대통령이 LS그룹 사례를 지적했다는 것으로 상장을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위치한 LS그룹 美 전선회사 슈페리어 에식스(SPSX) 본사. <사진=LS>
LS그룹은 IPO를 철회하면서 자금조달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에식스솔루션즈의 IPO가 무산되면서 △전략적 투자자(SI) 투자 유치 △차입 등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모두 부담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우선 SI 투자 유치와 관련해 LS그룹은 이해상충 우려가 크고 이로 인해 거래 성사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SI 유치는 단순 자본 조달을 넘어 경영진 등 검토 사항이 복잡해져, 의사결정 과정에서 투자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LS그룹은 ㈜LS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납입금을 에식스솔루션즈의 유상증자 재원으로 지원하는 방식도 현실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프리 IPO 단계에서 이브이에블린(KCGI-미래에셋 컨소시엄 SPC)에 신주를 발행해 21.05%의 지분을 넘겼다. 이 때문에 추가적인 유상증자를 진행하려면 이브이에블린의 동의가 필요한데, 상장되기 이전에 다시 증자를 하면 보유 지분 희석 가능성이 커 동의하기 어려운 구조다.
에식스솔루션즈가 차입하는 경우에는 ㈜LS의 재무구조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B2B 사업을 영위하는 곳은 투자금액이 수천억에서 수조원대에 이를 정도로 크지만, 낮은 영업이익률로 상대적으로 투자 회수기간이 오래 걸린다.
에식스솔루션즈의 차입은 ㈜LS 연결 부채비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금리를 6%로 가정하면 ㈜LS는 연결 손익 기준으로 약 300억원 가량의 연간 이자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부채 비율로 살펴보면 약 8%p(포인트)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LS그룹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 50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추가적인 중장기 밸류업 정책도 발표하는 등 주주 및 기관·애널리스트·언론 등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주주들의 목소리를 기업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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