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전담’ 항공우주사업본부, 6년 만에 흑전 전망
수주 잔고 2조원 이상…MROU·무인기 부문 집중
파블로항공에 투자도…방산 매출 1조원 돌파 주목

항공통제기 예상 이미지.<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여객과 화물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피해 방위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환율과 유가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한 기존 사업의 구조적 한계를 방산 육성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다. 대한항공은 방산 부문을 전담하는 항공우주사업본부의 흑자 전환에 힘입어 신규 수주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4714억원, 영업이익 16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잠정 매출 3082억원을 더하면 연간 매출은 7796억원, 영업손익은 6년 만의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앞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2020년 12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이후 2021년 -370억원, 2022년 -7억원, 2023년 -114억원, 2024년 -157억원의 영업손익을 기록하며 5년 연속 적자 고리를 끊지 못했다.
다만 대규모 수주로 흑자 전환 기대감이 커졌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UH-60 블랙호크 헬기 36대 성능 개량 사업 8302억원, 전자전기(Block-I) 체계 개발 사업 1조5593억원 등을 LIG넥스원과 컨소시엄을 꾸려 수주했다. ‘하늘 위 지휘소’로 불리는 항공통제기 2차 사업도 미국 L3해리스와 함께 따냈다. 대한항공은 봄바디어의 글로벌 6500 항공기를 4대 구매해 L3해리스에 제공하고, 1·2호기 공동 개발과 3·4호기 국내 개조를 맡는다.
2조원에 육박하는 수주 잔고도 긍정적 신호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3조9260억원에 달한다. 부문별로 보면 항공기체 2조130억원, 군용기MROU(정비·개조·업그레이드) 1조779억원, 무인기 8297억원, 신사업 54억원 등이다. 이 중 방산으로 분류되는 수주는 군용기MROU와 무인기다. 특히 군용기MROU 수주는 2024년 말 2999억원 대비 크게 늘며 전체 수주 증가를 견인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3일 무인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파블로항공과 전략적 지분 투자 계약을 맺기도 했다. 파블로항공은 차세대 드론 운용의 핵심인 군집AI 기술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다. 대한항공은 자사 중대형 무인기에 파블로항공의 군집AI 자율비행 알고리즘, 통합관제 플랫폼, 중소형 무인기 개발 역량 등을 접목해 방산 분야에서 입지를 넓힐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무인기 전담 사업부를 운영하며 국내 무인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자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역량 있는 중소·벤처기업과의 상생 협력을 강화해 기술 혁신과 동반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에서 열린 전략적 지분투자 계약 체결식에서 임진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장(왼쪽)과 김영준 파블로항공 의장(오른쪽)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이 방산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비교적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외화부채는 48억달러(약 7조원)를 기록했다.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발생하는 외화평가손실은 약 480억원으로, 고환율·고유가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보는 상황에서 유류비와 리스료 등 고정비를 달러로 결제해야 하기에 재무적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반면 정부를 상대로 하는 방산 계약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장한다. 여객이나 화물 수요가 급격히 줄거나 환율이 치솟아 본업이 흔들릴 때 방산 부문이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방파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1975년 출범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지난 50여 년간 군용 항공기 체계 개발, 양산, 정비, 성능 개량 사업을 수행해왔다. 지금까지 대한항공의 손을 거쳐 간 한미 군용기는 약 5500대다.
올해 시장의 관심사는 대한항공의 방산 부문 매출 1조원 돌파 여부다. 이와 관련해 iM증권은 “무인기와 전투기 성능 개량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 경쟁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2026년부터 외형 성장이 본격화해 연간 매출 1조20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핵심 성장 축은 군용기MROU와 무인기다. 대한항공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군용기 정비 기지인 부산 테크센터를 거점으로 글로벌 MROU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항공기 도입 비용의 약 70%가 향후 30~40년간의 유지·보수 비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MROU는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MROU 시장 규모는 2024년 1039억달러(약 140조원)에서 2034년 1241억달러(약 167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군용기 정비에서 시작해 MROU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며 “우리 군과 지자체에서 실제로 활용하는 무인기 다수를 자체 개발하며 방산을 캐시카우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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