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관계·종속기업 주식’ 1년 새 4조 급증…실적 방어 vs 자본부담
관계·종속기업 투자 31조 돌파…“실적 완충 수단이지만 K-ICS에는 부담”

주요 생보사 관계종속기업투자주식 보유 현황.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관계·종속기업 투자 규모를 1년 새 4조원 넘게 늘리며 지분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보험영업 수익성이 약화하는 가운데 투자이익으로 실적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이지만, 동시에 자본건전성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계·종속기업투자주식은 다른 회사의 지분을 취득해 유의적 영향력(관계기업, 지분율 20% 이상~50% 이하) 또는 지배력(종속기업, 50% 초과)을 행사할 때 인식되는 투자자산이다. 일반 주식처럼 시장가격으로 평가되지 않고, 해당 기업의 순이익에 따라 장부가치가 변하는 구조다.
일부 보험사는 이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또 일부는 실적 방어 수단으로 활용한다. 관계·종속기업의 이익이 투자이익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보험영업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일정 부분 이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들의 관계·종속기업투자주식 규모는 2025년 9월 말 기준 31조7456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9월 말(27조4237억원) 대비 4조3219억원(15.7%) 증가한 수치다. 자산 대비 비중도 같은 기간 19.42%에서 19.98%로 0.56%포인트 상승했다.
증가세는 대형 생보사들이 주도했다. 삼성생명의 관계·종속기업투자주식은 19조8058억원에서 22조4214억원으로 2조6156억원 늘었고, 자산 대비 비중도 7.16%에서 7.59%로 확대됐다.
한화생명은 3조7237억원에서 4조4947억원으로 7711억원 증가했으며, 구성비도 3.13%에서 3.53%로 높아졌다. 교보생명 역시 2조6555억원에서 3조5002억원으로 8447억원 늘며 비중이 2.20%에서 2.72%로 상승했다.
이들 3개사는 자산 다변화 전략을 통해 투자손익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생명의 투자손익은 전년 동기 1조5300억원에서 1조7130억원으로 11.9% 증가했다. 한화생명은 같은 기간 투자손익이 -478억원에서 368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교보생명도 6439억원에서 6706억원으로 4.1% 늘었다.
문제는 자본이다. 관계·종속기업투자주식은 일반 주식보다 위험계수가 높아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산정 시 자본 차감 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지분투자가 늘수록 회계상 이익 안정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규제 자본비율에는 하방 압력이 커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중소형사는 오히려 관련 자산을 줄이는 움직임을 보였다. DB생명과 동양생명은 관계·종속기업투자주식을 각각 570억원, 454억원 축소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대형사는 그룹 시너지를 활용한 지분 확대, 중소형사는 자본 부담을 고려한 보수적 관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손익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지분손익을 통해 실적을 완충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금리 불확실성과 K-ICS 규제 환경을 감안할 때 관계·종속기업투자 확대 여부는 중장기 실적 안정성과 자본 관리 능력을 가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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