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24시간 주식거래’ 추진 실익 있나…증권업계와 갈등 심화

시간 입력 2026-01-27 17:34:39 시간 수정 2026-01-27 17: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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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부터 최대 13시간 주식시장 운영…내년 말부터 24시간 추진도
사무금융노조, “당위성 부족”, 시스템 부담·근무시간 연장 문제 제기

한국거래소가 이르면 내년 말부터 24시간 주식 거래가 가능하도록 거래시간을 대폭 연장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빠른 시장점유율 확대에 대응해 주도권을 지키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업계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실제 시행까지는 적잖은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한국거래소는 오는 6월 29일부터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개설해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식시장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오전 7~8시는 프리마켓, 오후 4~8시는 애프터마켓으로 운영된다.

이와 함께 거래소는 내년 12월까지 24시간 거래체계 구축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방침이 시행되면 하루 거래 가능 시간은 최대 13시간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국내 증시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정규장이 열린다. 반면 지난해 3월 출범한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프리·애프터마켓을 운영하며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출범 6개월 만에 시장점유율 10%를 넘기며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이에 거래소가 넥스트레이드를 견제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거래시간 확대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외 시장과의 경쟁력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약 22시간 거래 체제를 운영 중이며, 나스닥(NASDAQ)도 올 하반기부터 24시간 거래를 추진할 계획이다. 런던거래소와 홍콩거래소 역시 24시간 거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증권업계의 반발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지난 2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거래시간 연장안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거래대금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시간을 굳이 확대할 필요가 없다”며 “임기 1년을 남긴 거래소 수장의 치적 쌓기”라고 비판했다.

거래소는 해외 거래소들도 24시간 거래를 추진하고 있어 국내 도입 역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지역 간 시차가 없어 24시간 거래의 당위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새벽 시간대 유동성 부족으로 호가 공백이 발생하고, 시세조종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증권사의 시스템 부담도 지적된다. 거래소는 대체거래소와 달리 프리마켓 주문을 정규장으로 자동 이관하는 체계가 없어, 회원사가 주문 취소 및 재주문을 통해 이를 처리해야 한다. 이 과정이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임직원의 근무시간 문제 역시 노사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주 4.5일제 도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인력 충원 없이 거래시간만 늘어날 경우 현장 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거래시간 연장이 실제로 증시 부양이나 유동성 확대로 이어질지도 불확실하다. 2016년 8월 증시 마감시간을 오후 3시에서 3시30분으로 30분 연장했지만, 이후 2년간 코스피 거래량은 오히려 1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거래시간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거래시간 연장이 곧바로 유동성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글로벌 주요 시장이 24시간 체제로 전환될 경우 시차 제약이 사라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높은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시간을 연장하지 않으면 시장 접근성 열위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고, 국내 투자자 이탈이 빨라지며 해외 투자자 유입도 줄어들 수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 경쟁 심화에 대비해 거래시간 연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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