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천무’, 노르웨이 뚫고 2.8조 잭팟…북유럽 ‘노크’

시간 입력 2026-01-30 17:01:06 시간 수정 2026-02-02 06: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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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록히드마틴 등 제치고 노르웨이 LRPFS 사업 수주
납기·운용 유연성 강점…북유럽으로 수출 영토 확장
방산 포트폴리오 강화…유럽 방산 시장 내 입지 커져

한국이 노르웨이 육군의 차세대 장거리 정밀화력 체계(LRPFS·Long Range Precision Fires System)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이번 수주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회원국인 미국·독일·프랑스의 방산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얻어낸 값진 성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연장 로켓 시스템인 천무의 수출 영토를 기존 동유럽에서 북유럽까지 확장하며 유럽 방산 시장 내 입지를 넓히게 됐다.

3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방부는 29일(이하 현지시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LRPFS의 최종사업자로 선정했다. 노르웨이 의회는 지난 27일 LRPFS 조달 프로젝트 승인 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고, 노르웨이 국방부는 법안 통과 후 이틀 만에 최종사업자를 선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30일 계약 체결 후 천무를 노르웨이에 공급하게 된다.

LRPFS 사업은 190억크로네(한화 약 2조8000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이 중 통과된 예산안에서 천무 구매에 사용되는 금액은 약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비용은 노르웨이군의 전력화, 인프라 구축 등에 쓰일 예정이다.

이번 수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천무 배치 국가를 동유럽에서 북유럽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폴란드 정부와 천무 발사대·유도미사일 수출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방산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약 5조원 규모의 1차 실행계약을, 2024년 4월 약 2조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29일에는 폴란드 군비청과 사거리 80km급 천무 유도미사일(CGR-080)을 공급하는 5조6000억원 규모의 3차 실행계약을 맺었다.

폴란드에 이어 발트 3국 중 최북단에 있는 에스토니아로도 공급망을 넓히며 북유럽 방산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1일 에스토니아와 5200억원 규모의 천무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으로 천무 6대와 사거리 80km·160km·290km 유도미사일 3종 등을 에스토니아에 공급하게 됐다. 유럽의 방산 블록화에 대응해 에스토니아 현지 기업과 천무의 일부 부품 생산 및 유지·보수·정비(MRO) 등 현지화 작업도 추진한다.

향상된 GPS가 탑재될 천무 유도미사일.<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향상된 GPS가 탑재될 천무 유도미사일.<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에 더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나토의 핵심 회원국인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까지 천무를 선택했다. 동유럽에서 시작된 수요가 북유럽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혹한의 기후와 험준한 지형을 가진 노르웨이에서 미국과 유럽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선택받은 것은 K-방산의 신뢰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부터 진행돼 온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노르웨이 측은 기존 나토 무기 체계 호환성 등을 이유로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RS), 독일·프랑스 합작기업 KNDS의 유로 풀스(EURO-PULS) 등을 놓고 저울질하며 고심해 왔다. 천무는 납기 예측 가능성이 크고, 고기동 차륜형 플랫폼 기반의 뛰어난 운용 유연성이 강점이다. 최근 북유럽에서 러시아 억제를 위한 장거리 화력의 중요성이 커진 데다 빠른 전력화가 가능한 무기 체계를 선호하는 흐름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LRPFS 사업 초기만 해도 노르웨이 현지에선 나토 무기 체계와의 호환성을 앞세운 미국과 유럽 업체들의 우세를 예상했다. 이런 열세를 뒤집은 것은 한국 정부의 특사 외교를 꼽을 수 있다. 방산업계는 지난해 10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방문 이후 수주전의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노르웨이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한국 정부 차원의 협력 의지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와 노르웨이군이 이미 운용 중인 K9 자주포·K10 탄약운반장갑차가 군수 지원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럽을 겨냥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포트폴리오 역시 한층 강화돼 수주 경쟁력이 높아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노르웨이 천무 수출은 정부의 외교력과 한화의 기술력이 결합된 팀 코리아의 완벽한 승리”라며 “천무는 납기와 운용 유연성 면에서 분명한 우위가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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