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캐즘한파’ 9년 만에 적자전환… ESS에 승부수, ‘상저하고’ 노린다

시간 입력 2026-02-02 17:11:19 시간 수정 2026-02-02 17: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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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후 9년 만에 연간 적자
ESS 앞세워 ‘상저하고’ 실적 반등
LFP 라인·전고체 배터리 투자 지속

삼성SDI 기흥 사업장 전경.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한파로 9년만에 적자 수렁에 빠졌다. 전기차 시장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신규 사업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성장을 통해, ‘상저하고’ 흐름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내년 양산을 앞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투자도 이어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13조2667억원, 영업손실은 1조7224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삼성SDI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

적자전환에는 주력인 배터리 부문의 부진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삼성SDI는 크게 배터리 부문과 전자재료 부문으로 나뉜다. 다만 전체 매출액에서 전자재료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수준으로, 나머지 90% 이상을 배터리 부문이 차지한다.

부문별로 살펴봤을 때, 전자재료 부문은 흑자를 거뒀다. 전자재료 부문의 연간 매출액은 8826억원, 영업이익은 1295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부문의 연간 매출액은 12조3841억원, 영업손실은 1조8519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부문만 떼놓고 보면 적자 폭이 늘어나는 셈이다.

삼성SDI는 이번 실적 부진을 전기차 시장의 부진으로 판단했다. 삼성SDI는 친환경 정책 변화, 전략 고객의 판매 부진 등에 따른 전기차 판매 감소, 소형 수요 회복 지연 영향 등을 부진의 배경으로 꼽았다.

삼성SDI 관계자는 “올해도 연비 규제 완화, 보조금 폐지 등 정책 영향으로 OEM 등이 전동화 전략 조정으로 수요가 단기간에 회복하긴 어렵다”며 “다만 신규 양산 프로젝트가 있기에 적기 공급을 준비하고 가동률을 높이는 등 라인 효율화 등을 추진해 적자를 줄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LFP 배터리가 탑재된 ESS 제품 'SBB(Samsung Battery Box) 2.0. <사진=삼성SDI>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실적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구상이다.

하반기 실적개선을 위해서는 성장세를 타고 있는 ESS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야 한다. 삼성SDI 실적을 분기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지난 4분기 영업손실은 299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손실 규모를 2배가량 줄였다.

특히 ESS 성장에 힘입어 적자 폭을 줄였다. 지난 4분기 삼성SDI는 ESS용 배터리 매출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했다. 이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도 늘었다. 4분기 삼성SDI는 798억원의 세액공제액을 반영했다. 이는 지난 1분기 109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올해 삼성SDI는 ESS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약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미국 생산라인 전환을 통해 ESS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유일한 비중국계 각형 ESS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이를 차별점으로 내세워 각형 LFP 배터리가 탑재된 컨테이너 ESS 솔루션인 SBB 2.0과 NCA 배터리가 탑재된 SBB 1.7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Non-China향 배터리 수요가 미국 현지 기업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며 “올해 미국 LFP ESS 구축 등을 통한 공급 기회 확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모형. <사진=삼성SDI>

삼성SDI는 또한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를 넘어 최근 로봇, UAM(도심항공교통) 등 탑재 공간이 제한적이고 높은 안전성과 출력을 요구하는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필요성이 크게 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에서 가장 빠른 내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앞두고 있다. 삼성SDI는 BMW와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현대차와 로봇용 배터리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현재 수원에 위치한 파일럿 라인에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생산·공급하면서 성능 검증을 추진 중이다. 삼성SDI는 올해는 계획된 일정에 따라 전고체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도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여러 로봇 업체와 전고체 배터리 활용한 협력 모색 중이다”며 “도심에서 소형 비행과 같이 UAM과 고고도 플랫폼 스테이션 등 전고체 배터리 수요처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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