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트럼프가 선택한 차…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타보니

시간 입력 2026-02-25 17:40:00 시간 수정 2026-02-26 06: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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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까지 이어지는 55인치 디스플레이 ‘압도적 실내’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 탄 기분…‘VIP 라운지’에 가까운 2열
거인같은 체구 속 ‘섬세함’ 숨어있어…부드러운 주행 성능
합리성 대신 ‘존재감’ …1.6억원 넘는 가격·유지비 감수해야

더 뉴 에스컬레이더 ESV의 전면부 모습. <사진=김연지 기자>
더 뉴 에스컬레이더 ESV의 전면부 모습. <사진=김연지 기자>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타고와 주목받은 ‘더 뉴 에스컬레이드’를 지난 20일 시승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의전 차량으로 자주 활용되는 차량이다. 실제 모습은 도로 위에서 마주하는 순간 분위기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전장 5790mm, 전폭 2060mm, 전고 1930mm. 숫자로만으로 압도적이지만 직접 마주한 더 뉴 에스컬레이드 ESV 차체는 그 이상이다. 주차장 칸을 가득 채우는 차체와 허리 높이까지 올라오는 대형 휠은 대형 SUV라는 표현조차 무색하다. 밤이 되면 라디에이터 그릴을 감싸는 조명과 은은하게 빛나는 방패 모양 엠블럼이 존재감을 더욱 또렷하게 드러낸다. 단순히 크기만 큰 차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차인지 분명히 알고 그걸 표현하는 외관이다.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55인치 디스플레이 ‘압도적 실내’

실내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필러에서 필러까지 이어지는 55인치 커브드 LED 디스플레이다. 35인치 8K 계기판과 20인치 4K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하나의 화면처럼 연결된다.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넓은 화면 덕분에 내비게이션 시인성은 탁월한 수준이다.

기어 레버는 기존 센터 콘솔 방식이 아닌 스티어링 휠 우측의 컬럼식 전자식 기어로 변경됐다. 처음 접하면 다소 낯설지만 3분 정도면 적응 가능하다. 대신 기존 기어 자리는 로터리 타입 컨트롤러가 대신한다. 차량 기능을 조작하는 인터페이스인데 디자인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파워 오픈·클로즈 도어, 40개 스피커의 AKG 사운드 시스템, 온스타 커넥티비티, 나이트 비전 시스템 등 플래그십다운 편의 사양도 빠짐없이 담았다.

주행중 2열에서 촬영한 앞 열 공간. <사진=김연지 기자>
주행중 2열에서 촬영한 앞 열 공간. <사진=김연지 기자>

◇항공기 일등석 탄다면 이런 기분일까…‘VIP 라운지’에 가까운 2열

휠베이스 3407mm가 만드는 실내 공간은 여유롭다. 특히 ESV 전용 2열 이그젝큐티브 시트는 이 차의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독립형 시트는 열선·통풍·마사지 기능을 제공하며, 접이식 테이블까지 마련됐다. 항공기 프레스티지석을 연상시키는 구성이다.

앞좌석 헤드레스트 뒤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내 조명, 공조, 마사지 기능은 물론 탑승자 간 대화 보조 기능까지 설정할 수 있다. 해당 기능을 활성화하면 2열 승객의 목소리가 앞좌석 스피커를 통해 은은하게 전달된다. 음악이 재생 중인 상황에서도 음향과 크게 겹치지 않는 수준으로 조율돼,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또렷하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대형 SUV 특유의 넓은 실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리감 문제를 보완한 것이다.

3열을 펼친 상태에서도 1175L의 적재공간을 확보하며, 3열을 접으면 2665L, 2열까지 접으면 최대 4027L까지 확장된다. 단순 패밀리 SUV를 넘어 이동하는 공간에 가깝다. 2열을 유지한 상태에서도 성인 서넛이 누울 수 있는, 차박이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치는 정도의 체급이다.

◇압도적 체구안에 ‘섬세한 녀석’ 숨어있어…부드러운 주행 성능

파워트레인은 6.2L V8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 2940kg에 달하는 차체지만, 가속 페달 반응은 예상보다 부드럽고 즉각적이다.

초반 1500rpm부터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특성 덕분에 거대한 차체가 무겁게 끌려가는 느낌은 적다. 오히려 묵직하게 노면을 눌러가며 나아가는 감각이 인상적이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과 어댑티브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의 조합은 프레임 보디 SUV 특유의 거친 움직임을 상당 부분 걸러낸다. 높은 시야와 안정적인 차체 거동은 장거리 주행에서 장점으로 작용한다.

특히 방향지시등을 켜면 후측방 접근 차량을 감지해 해당 방향 시트 쿠션에 진동으로 알려주는 ‘세이프티 얼럿 시트’ 기능은 실사용 체감도가 높다. 단순 경고음을 넘어 직관적으로 위험을 전달한다. V8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고동감은 이 차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다. 전동화 흐름 속에서도 대배기량 엔진을 고수한 선택은 분명 취향의 영역이다.

다만 차체 크기에서 오는 한계는 분명하다. 플래그십의 체급이 곧 장점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열 운전석 뒷 좌석의 모습. <사진=김연지 기자>
2열 운전석 뒷 좌석의 모습. <사진=김연지 기자>

◇합리성 대신 ‘존재감’ 택해…덩치대신 감수한 것은

회전 반경과 제동 거리는 여유를 두고 다뤄야 하며, 도심 주차 환경에서는 부담이 따른다. 현실적인 부분도 있다. 복합연비는 5.9km/L 수준으로 유지비 부담이 든다. 마사지 기능은 기대에 비해 강도가 약한 편이며, 센터 콘솔 무선 충전 패드는 주행 중 기기가 쉽게 움직여 충전이 끊기는 경우가 있었다. 발열도 다소 느껴진다.

완벽한 차는 아니다. 대신 성격은 뚜렷하다. 엔진, 그리고 공간까지 모든 요소가 과감하다. 효율과 합리성보다 존재감과 상징성에 방점을 찍은 SUV라는 점은 분명하다.

한편 캐딜락은 이달 ‘2026 더 뉴 에스컬레이드’를 국내에 공식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이번 연식 변경 모델에는 GM의 핸즈프리 주행 보조 시스템 ‘슈퍼크루즈’가 신규 적용됐다. 국내 약 2만3000km 고속도로 구간에서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은 상태로 주행과 자동 차선 변경을 지원한다.

또한 캐딜락 모델 최초로 ‘TMAP 커넥티드 서비스’를 탑재해 별도 스마트폰 연결 없이도 실시간 교통 정보 기반 길 안내를 제공한다. 교통표지판 인식(TRS)과 이를 기반으로 설정 속도를 자동 조정하는 IACC(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추가됐다.

사운드 시스템 역시 강화됐다.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시스템은 ESV 기준 최대 42개 스피커로 확장됐으며, 55인치 커브드 LED 디스플레이와 결합해 플래그십 SUV로서의 상품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2026 더 뉴 에스컬레이드는 일반형과 ESV 두 가지로 출시되며, 국내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일반형 1억6807만원, ESV 1억9007만원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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