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한마디에 ‘T+1’ 결제주기 급부상…증권사·기관, 문제 없나

시간 입력 2026-03-19 17:13:37 시간 수정 2026-03-19 17: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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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2일→T+1일’, 인도·미국선 이미 시행 중…유럽·호주도 2년간 준비 돌입
유동성 증대·거래비용 감소효과…근무시간 확대·비용증가 부담은 과제로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 결제 후 2거래일이 지나야 실제 대금이 입금되는 결제주기 개선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한국거래소가 주식 결제일 단축 추진 의사를 밝혔다.

결제주기가 단축될 경우 투자자 편의가 크게 개선될 수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환전 과정이나 증권사 및 유관기관의 시스템 개편에 따른 비용 부담이 과제로 지적된다.

19일 한국거래소와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18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주식은 오늘 팔았는데 왜 돈은 모레 주는가. 왜 그렇게 하는지 누가 설명해 달라”며 “필요하다면 조정하는 등 의제로 검토해보면 어떨까 싶다”고 제안했다.

이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급결제 절차와 관련한 문제를 국제적 동향과 함께 면밀히 살펴 선제적으로 청산·결제 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결제주기는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매매했을 때 결제 대금이 거래일(T)로부터 2거래일 뒤(T+2)에 투자자 계좌로 입금되는 기간을 말한다. 이는 증권사 간 청산 절차를 거쳐 서로 주고받아야 할 금액을 확정한 뒤 최종 지급하는 과정에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외의 경우 인도는 2023년에, 미국은 2024년에 각각 결제주기를 1거래일(T+1)로 단축했다. 유럽과 호주 등 주요 시장도 단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역시 대통령 발언 이전인 지난해 10월 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을 비롯한 유관기관, 금융투자협회, 증권사 등이 실무 그룹을 구성해 결제주기 단축을 논의한 바 있다. 다만 즉각적인 도입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제주기가 단축될 경우 투자자 유동성 확보가 개선되고 청산 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 미국 예탁결제기관 DTCC는 결제주기를 ‘T+1’로 단축할 경우 거래 증거금이 최대 41%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자본시장연구원도 미국 사례를 분석한 결과 증권사가 예탁해야 하는 청산기금이 128억 달러에서 98억 달러 수준으로 약 23%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 결제주기 단축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각 증권사가 결제주기 단축에 필요한 인력과 시스템 보완을 추진해야 하는 만큼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가장 먼저 결제주기 단축에 나선 인도 증권업계에서는 3교대 근무 도입과 사전 자금 조달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 문제가 부각된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환전 문제도 변수로 꼽힌다. 미국 등 우리나라와 시차가 큰 국가는 환전 시간만으로도 일정이 빠듯해질 수 있다. 일본과 홍콩 등 주요 아시아 시장이 여전히 T+2 제도를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지금 바로 추진하더라도 실제 시행까지는 최소 2년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훈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부장은 “유럽이 2027년 하반기 단축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데, 이 역시 2~3년의 준비 기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거래소는 내년 말까지 주식 거래시간을 24시간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어서 업무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거래소는 첫 단계로 오는 6월 프리·애프터마켓 도입을 예고했으나 시스템 안정성 보완을 위해 시행 시기를 9월로 늦추기도 했다. 인력과 업무 부담을 둘러싼 업계와의 갈등 역시 과제로 남아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 결제주기 단축의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에서 결제주기 단축이 시행될 경우 거래대금과 증권을 더 빨리 받을 수 있어 여유자금 운용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제도 정비와 결제 처리 프로세스 자동화 등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는 중개기관과 증권사 등 결제 관련 기관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국 투자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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