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상장 기업 고작 5곳…증시 활황에도 IPO 시장 침체, 왜?

시간 입력 2026-03-20 07:00:00 시간 수정 2026-03-19 17: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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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증권신고서 제출한 기업, 올해 15개…지난해 35개
공모가 ‘뻥튀기’ 차단에 심사 강화, 코스닥 박스권도 악영향

올해 초 국내 증시는 지난해보다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IPO) 시장은 지난해 1분기보다 더 얼어붙은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IPO 심사 기준 강화와 코스닥 시장 소외 현상, 증시 변동성 확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덕양에너젠 △케이뱅크 △에스팀 △액스비스 △카나프테라퓨틱스 등 총 5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24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수요예측을 위해 IPO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총 15개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실제 수요예측까지 진행한 기업은 7곳에 그쳤다. 증권신고서 제출은 1월 11개, 2월 4개였으며 이달 들어서는 아직까지 제출된 사례가 없다.

통상 연초에는 자금 수급과 투자심리, 계절적 공급 특성 등의 영향으로 신규 상장 기업들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고 상장 직후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연초 효과’를 노리는 기업들이 몰리면서 매년 1분기에는 수요예측이 집중되는 흐름을 보여 왔다.

지난해 1분기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IPO 시장이 얼어붙어 ‘연초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분기 IPO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35곳으로 올해보다 20곳이나 많았다.

올해 국내 증시는 지난해보다 빠른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IPO 시장이 위축된 데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새 정부가 추진하는 ‘동전주 퇴출’ 등 자본시장 체질 개선 정책과 함께 상장 심사 기준이 강화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공모가 뻥튀기’를 차단하기 위해 상장 심사 기준을 강화했다. 기업이 제출하는 증권신고서에 대해 보다 상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으며, 자본시장법상 공시 의무를 위반한 기업에 대한 제재도 강화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의 경우에도 상장 기준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또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중복 상장도 제한하고 있다. 모회사 가치가 분산·희석되고 소수주주 권익이 약화되는 구조를 줄여 국내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완화하려는 취지다. 실제로 지난해 IPO를 준비했던 디티에스와 넉산넵코어스는 중복 상장 기준에 걸려 아직 공모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상태다.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부진도 IPO 공백 심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통계적으로 한 해 동안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 수가 더 많지만, 유가증권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과 달리 코스닥 지수는 종가 기준 1100포인트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서는 중동 리스크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가 IPO 시장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코스피 지수는 반도체 종목 강세에 힘입어 6300선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생하면서 국내 증시 역시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달 3일 5791.91포인트로 마감했던 코스피 지수는 다음날 12.06% 급락한 5093.54에 장을 마쳤다. 이후에도 매수 또는 매도 사이드카가 거의 매일 발동될 만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시는 큰 폭의 등락을 반복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업들 역시 상장 시점을 잡기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8일 정부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의 리스트를 공개하고 코스닥 시장을 2개 리그 구조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 동안은 IPO 시장 침체기가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코스닥 2부 리그에 머물게 되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기초 체력이 1부 리그에 진입할 수 있는 단계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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